‘생후 4일’ 쌍둥이 출생신고 중 이스라엘 폭격…아내도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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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부탁입니다. 그녀는 막 아이를 낳았어요. 제발 그들을 보게 해주세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중부 알아크사 순교자 병원에서 13일(현지시각) 무함마드 아부 쿰산이 몸을 주체하지 못하고 소리쳤다.
시엔엔은 병원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날 이 지역 곳곳에 이스라엘군의 공습이 이어져 약사인 아내 주마나와 겨우 생후 나흘째였던 쌍둥이 남매 등 최소 23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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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출생신고서 받아 온 사이 사망
“제발 부탁입니다. 그녀는 막 아이를 낳았어요. 제발 그들을 보게 해주세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중부 알아크사 순교자 병원에서 13일(현지시각) 무함마드 아부 쿰산이 몸을 주체하지 못하고 소리쳤다. 지난 10일 쌍둥이 남매의 아버지가 된 그는 두 아이의 출생증명서를 받기 위해 집을 나섰다가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자신의 아파트가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받아 아내 주마나와 두 아이가 사망했다는 소식이었다. 미국 시엔엔(CNN) 방송이 공개한 영상에서 그는 슬픔을 참지 못하고 실신했다. 이웃들이 그의 몸을 겨우 붙잡아 안정시키고 위로하는 모습이 담겼다. 쿰산의 손에는 아들 아이살과 딸 아시르의 이름과 출생 연월일이 담긴 증명서가 들려있었다.
시엔엔은 병원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날 이 지역 곳곳에 이스라엘군의 공습이 이어져 약사인 아내 주마나와 겨우 생후 나흘째였던 쌍둥이 남매 등 최소 23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비비시(BBC) 방송은 쌍둥이의 할머니도 이번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했다.
쿰산은 지난해 7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가자 전쟁이 시작하기 3개월 전 결혼했다. 신혼집은 가자시티에 구했지만 이스라엘군 피란 지시에 따라 임신 중이던 아내와 다이르알발라흐 아파트로 이사까지 했다고 한다. 아내 주마나는 지난 10일 페이스북에 쌍둥이 남매의 탄생을 알렸고, 축하 댓글에 “기적”이라는 답변을 달기도 했다.
시엔엔은 민간인을 겨냥한 이 공습에 대해 이스라엘군에 입장을 물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그간 민간인 사망의 책임을 민간인 건물을 은신처로 사용하는 하마스 쪽에 돌려 왔다. 특히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UNRWA) 등이 운영하는 학교 등이 표적이 되면서 어린이 사상자가 늘고 있다. 지난 10일에도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의 한 학교 건물을 공격해 팔레스타인 주민 9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가자지구 보건부가 밝혔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하마스와 이슬라믹지하드의 군사 시설로 사용되고 있던 건물”이라며 “테러리스트 최소 19명을 제거했다”고 주장했다.
시엔엔은 가자 전쟁 뒤 4만명에 이르는 팔레스타인 주민이 사망했고, 이 가운데 어린이가 1만6400여명, 신생아가 115명이라고 가자지구 보건부 집계를 인용해 밝혔다.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는 가자전쟁 시작 뒤 최소 190만명이 강제 이주했고, 220만명이 기근과 질병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밝혔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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