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협박”으로 고소당한 트럼프·머스크…선관위에도 고발장
트럼프-머스크 대담 후폭풍
미국 최대 규모 노동조합인 전미자동차노조(UAW)가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상대로 노동자를 협박했다며 연방 노동 소송을 제기했다.
UAW는 13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머스크와의 전날 대담에서 파업 참여 권리를 지닌 노동자들을 위협하고 협박하는 발언을 했다며 노동관계위원회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연방법에 따라 노동자들은 파업 착수를 이유로 해고될 수 없으며, 파업을 이유로 해고 위협을 하는 것 또한 노동관계법에 위배된다”라고 밝혔다.
노조 측이 문제삼은 발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날 엑스(X·옛 트위터)에서 중계된 대담에서 머스크를 가리켜 “위대한 해고자(the cutter)”라며 칭송하며 노동자의 파업할 권리를 부정한 대목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신은 ‘그만두고 싶나?”고 물은 뒤 그들(노동자들)이 파업을 하면 ‘오케이. 당신들은 모두 해고야’라고 한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이에 대해 웃으면서 수긍했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인수한 뒤 전체 직원의 약 80%를 해고했고, 테슬라 직원도 10% 이상 해고했다.
숀 페인 UAW 위원장은 성명에서 “트럼프와 머스크 모두 노동자들이 가만히 앉아 입을 다물고 있기를 원하고, 공개석상에서 그것을 대놓고 비웃는다”며 “역겹고 불법적인 일이지만 두 광대에게는 충분히 예측됐던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올해 초 바이든 대통령 지지를 선언한 UAW는 민주당 대선 후보 교체 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도 표명했다.
트럼프 캠프의 대변인 브라이언 휴스는 “민주당의 특정 이익 보스에 의한 정치적 조작”이라고 폄하했다. 노동관계위원회는 트럼프 캠프와 테슬라에 대한 불공정 노동 행위 의혹에 관한 고발장을 접수했다고 확인하면서 지역 기관이 이를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실제 연방정부가 트럼프-머스크에 대해 노동법 위반으로 책임을 물을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민주당 성향의 한 정치단체는 이날 연방선거관리위원회 트럼프-머스크 대담이 트럼프 선거캠프에 대한 기업의 불법적인 후원에 해당한다면서 고발장을 접수하기도 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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