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공포스럽고 때론 경이롭다… 에이리언 시리즈의 ‘영특한 막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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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에이리언: 로물루스'(14일 개봉)는 '에이리언' 시리즈 팬들에겐 성대한 만찬이고, 초심자에겐 충실한 입문서이다.
무한한 우주를 배경으로 우주선이란 고립된 공간에서 다양한 형태의 '에이리언'들이 깜짝 놀라게 하고, 손에 땀을 쥐게 긴장시키며, 눈을 질끈 감도록 징그럽게 그려졌다.
기나긴 우주여행에 필요한 장비를 얻기 위해 버려진 우주기지 '로물루스'에 잠시 들렀지만, 이들을 기다리는 건 우주 괴물 에이리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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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 연상케하는 장면들 많아
인간같은 AI의 양면성도 조명
영화 ‘에이리언: 로물루스’(14일 개봉)는 ‘에이리언’ 시리즈 팬들에겐 성대한 만찬이고, 초심자에겐 충실한 입문서이다. 무한한 우주를 배경으로 우주선이란 고립된 공간에서 다양한 형태의 ‘에이리언’들이 깜짝 놀라게 하고, 손에 땀을 쥐게 긴장시키며, 눈을 질끈 감도록 징그럽게 그려졌다. 공포 영화로, 스릴러로, 공상과학 영화로, 우주 재난드라마로, 무엇보다 ‘에이리언’ 시리즈의 일곱 번째 영화로 합격점이다.
영화는 명문가 ‘에이리언’ 시리즈의 영특한 막둥이 같다. 아빠 격인 1편의 공포 요소와 긴장감, 엄마 격인 2편의 다양한 세트와 설정을 물려받으면서 형·누나 격인 ‘프로메테우스’ ‘에이리언: 커버넌트’의 세계관과 연결돼있다. 그렇다고 마니아만을 위한 영화는 아니다. 영화적 재미에 충실하면서 ‘에이리언’ 세계관을 빠르고 자연스럽게 주입시킨다.
우주 개척 회사 웨이랜드 유타니의 노동자 레인(케일리 스페이니)과 그의 인조인간 동생 앤디(데이비드 존슨), 그리고 이들의 친구들은 보다 나은 삶을 찾기 위해 회사 소유 우주선을 몰래 타고 도망친다. 기나긴 우주여행에 필요한 장비를 얻기 위해 버려진 우주기지 ‘로물루스’에 잠시 들렀지만, 이들을 기다리는 건 우주 괴물 에이리언들. 인간을 숙주로 번식하려는 에이리언들에 대항해 생존을 위해 치열한 사투가 펼쳐진다.
전편의 향수를 느끼게끔 설계된 장면이 많다. 에이리언이 침을 질질 흘리며 인간 가까이 다가가 위협하는 장면, 숙주로 활용한 인간의 몸통을 찢고 나오는 장면, 산성 침을 툭툭 뱉어내는 장면 등이 만족스럽게 구현됐다. 페데 알바레즈 감독은 모든 에이리언을 직접 제작해 리얼리티를 높였다. 애니메트로닉스(몸체에 기계장치를 넣고 캐릭터 모형을 덧씌운 후 전기·전자의 힘으로 움직이게 하는 특수효과) 기법이 활용됐다. 인간에게 유충을 집어넣는 에이리언(페이스허거)만 70대가 만들어졌고, 완성형 에이리언(제노모프)의 크기는 2m40㎝에 달한다. 여기에 ‘프로메테우스’에서부터 등장했던 인간과 에이리언의 합성체까지 모습을 드러낸다. ‘에이리언’을 떠올렸을 때 들어가는 모든 재료가 빠짐없이 들어간 셈이다.
1편의 리플리 이후 대대로 내려온 시리즈의 상징인 강인한 여전사의 활약도 반갑다. 시간적으로 1편(1979)과 2편(1986) 사이에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루는 만큼, 주인공 일당의 우주선 코벨란호는 1980년대에 만들어진 느낌이 물씬 난다. 1편의 우주선 노스트로모호와 버튼, 패널, 스크린 등이 같다.
영화는 전작들의 장점을 차용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에이리언의 습격을 받는 인간들이 숙련된 우주비행사가 아니라 20대 초반 청춘이란 점이 다르다. 이들은 에이리언에 대해 무지하고, 전문성도 떨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다급함과 공포감이 배가 되고, 이들의 대응은 관객 눈높이에서 이뤄진다. 인조인간 앤디는 ‘인간의 친구’이면서 ‘냉혹한 기계’란 인공지능(AI)의 양면성을 잘 보여준다.
긴장감을 조성하는 방식이 탁월하다. 핸드헬드 카메라 등으로 현장성을 강화시켜 관객들 역시 스크린 속 인물들과 비슷한 상황에 놓인 듯한 느낌을 준다. 닿으면 녹아버리는 에이리언의 산성 침·피를 피하려고, 몸을 젖히며 극장 의자 뒤로 숨고 싶은 관객이 있을지 모른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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