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웨이모 자율주행차에도 HBM2E 공급"···AI 서버에서 자동차까지 확대

"차량용 HBM 공급, SK하이닉스가 유일"

강욱성 SK하이닉스 부사장이 14일 서울 JW메리어트 호텔에서 회사의 차량용 메모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강해령 기자

[서울경제]

SK하이닉스(000660)가 '구글카'로 잘 알려진 웨이모 자율주행차에도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한다. 자율주행차 시대가 다가오면서 인공지능(AI) 서버 뿐만 아니라 차량 내에서도 HBM이 적극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강욱성 SK하이닉스 부사장은 14일 서울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제7회 인공지능반도체포럼 조찬강연회'에서 구글 웨이모 자율주행차량에 3세대 HBM(HBM2E)이 활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웨이모는 세계 최고의 자율주행차 기업이다. 글로벌 IT 회사 구글의 자율주행차 개발 업체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무인 로보택시 시험 운행을 준비하며 자율주행 업계를 주도하고 있다.

강 부사장은 "HBM2E를 자동차용(오토그레이드)으로 따로 설계해서 웨이모에 공급했다"며 "차량용 HBM을 공급하는 회사는 SK하이닉스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또 "많은 분들이 모르시지만 HBM은 서버에서만 쓰이는 것이 아니라 자율 주행차에도 쓰이고 있다"며 "HBM은 고성능 차량용 메모리 분야에서 새로운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쌓아서 데이터가 이동하는 통로를 극대화한 칩이다. 2022년 챗GPT 등 생성형 AI의 출현하면서 서버 내 데이터가 폭증하며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자율주행차에서 HBM 활용이 알려진 경우는 드물다. 자율주행차가 스스로 도로 상황을 판단하고 운전자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고성능 연산을 필요로 하면서, 빠른 연산을 돕는 HBM이 활용된 것으로 풀이된다. 강 부사장은 "레벨 2.5 이상의 자율주행을 위해서는 더욱 높은 컴퓨팅 파워가 필수적"이라며 "한 칩에서 초당 1TB를 연산하는 4세대 HBM(HBM3)가 이러한 요구사항을 잘 충족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HBM 분야에서 독보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향후 서버 뿐만 아니라 미래 산업으로 각광받는 자율주행차에서까지 HBM이 활용되면서 사업 영역이 더욱 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는 최근 HBM을 차량용 솔루션에 추가하기 위해 자동차 반도체 안전 표준인 'AEC-Q100'를 획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부사장은 범용 D램에 비해 HBM이 자율주행차 내에서 열과 압력 등에 취약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 "HBM도 실리콘으로 만들어졌고, 데이터센터용 HBM 역시 요구 조건이 까다로워서 크게 다르지 않다"며 "디자인과 신뢰성이 다른 D램보다 조금 복잡할 수는 있지만 자율주행차 적용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강해령 기자 h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