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해리스 여사보다 '트럼프 동지'를 선호하는 이유는 [스프]

심영구 기자 2024. 8. 14.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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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경제를 보는 색(色)다른 시선 ⑩] 중국은 해리스가 좋을까 트럼프가 좋을까? (글 :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

'부메랑' 되어서 돌아온 트럼프의 바이든 공격 카드

'총알 탄 사나이'로 대선 승리를 자신했던 트럼프에게 민주당의 바이든이 역전의 카드를 내밀었다. 바이든이라면 만만하게 이길 수 있겠다고 막말 대잔치하던 트럼프에게 바이든이 '신의 한 수'를 던진 것이다. 아시아계 흑인 여성, 부통령 해리스를 대선 후보로 지명하면서 한순간에 판세가 뒤집어졌다.

미국 대선의 3대 키워드 AIR(Age, India, Rust-belt)에 젠더(Gender) 이슈가 가미되자 판세가 순식간에 요동쳤다. 고령의 바이든을 공격하던 트럼프는 한순간에 '검찰총장 출신', '59세', '인도계 흑인 여성' 해리스 부통령이 등장하면서 졸지에 '범죄자', '고령', '마초 백인 남성'으로 각인되었다.

특히 공화당의 낙태 지지에 대해 여성들의 강력한 반발이 해리스 등장으로 더 가열되었고 트럼프의 러닝메이트로 지명된 밴스의, 캣맘으로 표현된 해리스의 무자녀에 대한 과거 발언이 나오면서 여성 인권과 낙태 문제가 선거의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해리스의 지지율은 바로 트럼프를 추격했고 8월 4일 기준 여론조사에서는 0.2%p 트럼프에 앞섰다. 선거의 핵인 스윙 스테이트(swing state) 7개 주 중 5개 주에서 해리스의 지지율이 트럼프를 넘어섰다.


극과 극, 해리스와 트럼프의 공약
표 얻는 데 도움이 된다면 뭐든 다 해준다는 식의 선거판에서 '공약(公約)은 공약(空約)이다'라는 말이 있지만 미국의 대선을 보면 한 나라를 책임지고 끌고 나갈 지도자들의 생각이 이렇게 극과 극으로 달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세계 최고의 나라인 미국도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이 빈말이 아니다. 강한 리더십으로 세계를 리드하는 나라가 아니라 국내 문제에서조차 서로 정반대의 정책을 내놓고 국민들에게 선택을 강요하는, 편 가르기 식 정치의 전형을 후진국이 아니라 미국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 흥미롭다.

공화당 트럼프와 민주당 해리스의 정책을 17개 분야에서 비교해 보면 SOC 확대 하나만 일치하고 양로, 범죄, 교육, 주택 4개 분야에서는 다소 이견이 있지만 큰 틀에서는 비슷한데, 경제를 포함한 사회, 외교, 국제, 기술 문제 등의 12개 분야에서는 서로의 정책이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현재 민주당이 그대로 집권한다면 지난 4년간의 미국 정책이 안정감 있게 유지되겠지만 만약 트럼프가 승리한다면 바이든 4년의 핵심 정책은 대부분 뒤집어진다고 봐야 한다.


중국, 해리스 여사보다 '트럼프 동지'가 좋은 이유?
중국 압박이라는 원론은 같았지만 미중 관계는 트럼프와 바이든이라는 집권자에 따라 각론은 완전 딴판이었다. 트럼프는 무역 전쟁, 바이든은 동맹을 이용한 기술 봉쇄 전략을 수행했다. 미중의 무역 전쟁에서 미국의 무역 제재에도 불구하고 제조 강국 중국의 대미 무역 흑자는 줄어들지 않았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미 무역 흑자 2,000억 달러 축소 약속도 정권이 바뀌자 지키지 않고 유야무야 어물쩍 넘어갔다.

서방은 아직도 중국이 수출 안 되면 망하는 나라라고 인식하지만 이것도 옛날 얘기다. 중국의 GDP대비 무역 비중은 2006년 64%에서 2023년 말에는 34%로 떨어졌다. 수출 비중 역시 35%에서 19%로 낮아졌고 대미 수출 비중도 7%에서 3% 선으로 축소되었다.

미국 대선은 중국으로서는 초미의 관심사이다. 중국은 민주당 해리스를 상대하는 것이 좋을까, 공화당 트럼프를 상대하는 것이 좋을까? 중국은 방망이 들고 설치는 공화당 트럼프가 상대하기 더 힘들 것 같지만 그물 쳐서 동맹으로 봉쇄하고 기술로 목을 조르는 민주당의 해리스가 더 무섭다. 공화당 트럼프와의 무역 전쟁에서 중국은 큰 타격이 없었다.

중국의 시진핑은 반도체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반도체는 인체의 심장과 같다는 표현을 했다. 민주당 바이든 정부의 '동맹을 통한 반도체 기술 통제'는 중국의 심장을 정곡으로 찔렀다. Chip4 동맹을 통한 미국의 반도체 통제에 중국은 겉으로는 태연한 척했지만, 첨단 반도체의 기술, 장비, 제품, 서비스 통제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프라인 반도체 부족에 속이 타들어 가는 심정이었다.

또한 민주주의 가치 동맹을 통한 중국의 '친구 없애버리기'는 중국의 국제 사회에서 입지를 축소시켰다. 전 세계에서 반중 정서가 역대 최대로 높아졌다. 중국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에 대응해 '인류 운명 공동체 건설'을 주장하면서 브릭스(BRICs) 국가와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국가들을 중심으로 한 외교를 통해 미국의 고립화 정책에서 벗어나는 전략을 쓰고 있지만 성과는 아직 미지수다.

만약 트럼프가 승리한다면 민주당의 '작은 마당, 높은 울타리' 대중 전략, 즉 강력한 보안 조치를 통해 중요하고 떠오르는 기술만 보호함으로써 중국으로부터 보다 광범위한 기술적 분리를 실현하고, 더 많은 국가와 동맹을 통해 중국을 봉쇄하는 전략이 트럼프의 '큰 마당, 높은 울타리' 전략, 즉 광범한 미중의 기술 디커플링으로 바뀔 전망이다. 중국의 입장에서 보면 민주당의 해리스보다 공화당의 트럼프가 상대적으로 좋다. 이유는 아래 8가지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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