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과 쓸개'를 담아놓을 전용 냉장고, 직장인 필수품 맞죠? [스프]

심영구 기자 2024. 8. 14.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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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직장에서의 일과 관계에 있어서 감정을 꺼내지 못하고 꾹꾹 누르느라 소진되는 것 같습니다.

한의학에서는 감정을 오장육부와 연결하는데, 그중에서 분노는 '간'과 '쓸개'에 배속이 됩니다.

그래서 아예 간과 쓸개를 집에 두고 출근한다고 말하는 것이죠.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면 간과 쓸개가 망가져 건강을 잃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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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고민처방] (글 : 스테르담 작가)


Q. 직장에서의 일과 관계에 있어서 감정을 꺼내지 못하고 꾹꾹 누르느라 소진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감정을 표현하고 나면 상사 그리고 동료와 어색해질 것 같아서 두렵습니다.

A. 저는 출근할 때, '간'과 '쓸개'를 냉장고에 넣고 출근합니다. 네? 저만 그런 거 아니죠? 직장인이라면 간과 쓸개를 보관할 전용 냉장고는 하나씩 있잖아요. 

간과 쓸개는 인체의 해독 및 소화 기능을 담당하는 중요한 기관으로 없어서는 안 되는 주요 장기입니다. 간과 쓸개를 집에 두고 출근한다는 말이 괜히 생긴 게 아닙니다. 한의학에서는 감정을 오장육부와 연결하는데, 그중에서 분노는 '간'과 '쓸개'에 배속이 됩니다. 분노를 일삼으면 간과 쓸개가 망가진다는 겁니다. 직장에서는 분노란 감정이 없으려야 없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아예 간과 쓸개를 집에 두고 출근한다고 말하는 것이죠.

다시, 한의학으로 돌아가 간과 쓸개는 '소설작용'과 '상승작용'에 깊이 관여한다고 합니다. 사방으로 기운을 소통시켜 주고, 소화를 도와 원기를 끌어올려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인데요. 이게 제대로 되지 않으면 '기운이 응어리진다'라고 말합니다.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면 간과 쓸개가 망가져 건강을 잃게 되는 것입니다. 

특히나 한국 사람은 예로부터 내려온 유교사상과 집단주의에 큰 영향을 받고 있어,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가슴에 꾹 담아 병을 키운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는 이것을 '화병(火病)'이라고 부릅니다. 미국 정신의학회에서도 한국인에게 특화된 증후군이라고 인정한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간'과 '쓸개'를 지키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두 가지 방법이 있을 겁니다. 첫째, 분노를 오장육부에 전달하지 않는 방법. 둘째, 감정을 잘 표현하는 방법.
 
첫째 방법은 앞서 말씀드린 대로 '간'과 '쓸개'를 위한 (마음속) 전용 냉장고를 만드는 겁니다. 직장이란 오만가지 감정이 요동하는 곳이란 걸 인정하는 것이죠. 정말로 배 속에 있는 그것들을 꺼내자는 것이 아니란 걸 잘 아실 겁니다. 머릿속으로 상상만 해도 좋습니다. 분노가 일더라도, 그것이 오장육부에 닿지 않도록. 냉장고에 신선하게 보관되어 있는 간과 쓸개를 떠올리시는 겁니다. 지금 당장 속이 문드러지지 않도록 말이죠. 

둘째는 내가 전달하고 싶은 게 정말 '감정'일까를 떠올리는 겁니다. 감정을 전달하면 감정이 되돌아옵니다. 우리가 전달해야 할 건 바로 '메시지'입니다. 감정을 직접 표현하는 게 어려워, 우리는 돌려 말하곤 합니다. 그렇게 되면 더 큰 오해가 쌓이고, 전달되어야 하는 메시지는 온데간데 없어지고 말죠. '네가 이래서 화가 나'라고 말하면 상대방은 공격당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내 감정이 이러한데, 아마도 네 말과 행동을 내가 이렇게 받아들여서인가 봐'라고 말해보세요. '너'에 대한 손가락질이 아니라, '나'에 대한 이야기를 함으로써 상대방의 반발을 줄이고, 메시지는 극대화하는 것이죠.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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