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마당] 우리는 구름을 함께 올려다 본 사람들

"구름은 우리가 한 번쯤 잃어버린 것의 모양을 닮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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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말했던 사람은 누구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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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강아지와 양과 고래를 닮은 구름이 있어" 말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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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도 마당과 초원과 해안이 생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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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은 더 풍부해지고 낯설어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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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구름을 보기 위해 들판에 한가로이 누웠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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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중 누군가의 형상은 몽글몽글 어디로 흘러가 버린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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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을 함께 올려다봤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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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하늘에 시시각각 내리는 비처럼 우리는 떨어지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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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비쳐서 창문을 열어두었다가 천둥번개가 쳐서 닫는 시간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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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시에 놓인 빵을 다 같이 나눠 먹다가 홀로 설거지를 하는 시간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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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이용권을 끊고 기다리다가, 회전목마에 빈자리를 두고 떠나야 하는 시간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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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을 기다리다가 컴컴한 검사실의 안으로 들어가야만 하는 시간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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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날이 계단을 내려왔을 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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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느새 회사에 출근하는 사람에서 꽃을 들고 음악회에 가는 사람이 되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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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기를 한평생 연주하다가 무대에 내려온 사람의 음악은 어디를 떠돌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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흩어지는 오케스트라의 뒷모습을 보고 자신이 연주할 악기를 고르던 아이는 자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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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년째 이어지는 악보를 연주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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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구름처럼 허공에 띄우는 연습을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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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글몽글 보이지 않던 사람이 들을 수 있게

[Gettyimage]

_{강우근
●1995년 강릉 출생
●2021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 '너와 바꿔 부를 수 있는 것'}

강우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