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가위로 새로운 암 치료 표적 찾았다


특정 유전자를 정밀하게 절단하고 수정할 수 있는 3세대 유전자 가위 기술인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CRISPR-Cas9)’는 2012년에 처음으로 소개된 이후 암 연구와 치료 분야에서 혁신적인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연구진이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활용해 암 치료를 위한 표적을 발굴했다.
박한수 광주과학기술원(GIST) 의생명공학과 교수 겸 지놈앤컴퍼니 대표와 조성엽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의 공동 연구진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반의 유전체 스크리닝 플랫폼과 종양 마우스 모델을 이용해 신규 항암 표적인 ‘TPST2′을 찾았다고 14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몰레큘러 캔서(Molecular Cancer)’ 온라인판에 지난 2일 게재됐다.
면역관문단백질 치료(Immune checkpoint therapy, ICT)는 면역세포의 일종인 T 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한다. 암의 종류와 관계없이 효과를 보이고 치료 효과가 비교적 오래 지속되지만, 대부분의 환자에게서 저항성이 나타난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진은 ICT 저항성을 극복하기 위해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반의 유전체 스크리닝 플랫폼을 활용해 새로운 치료 표적을 발굴했다. 유방암 세포주의 유전자를 무작위로 편집한 뒤, ICT 치료제를 처리해 종양의 크기가 변화하는지 살피는 방식이다. 그 결과 ‘TPST2′ 유전자가 비활성화된 경우 ICT 치료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추가 실험을 통해 TPST2 유전자를 억제하면, 종양과 같은 외부 침입자에 대응하는 인터페론 신호가 활성화되어 ICT 치료의 효과를 높인다고 봤다.
실제 마우스 모델을 이용한 전임상시험에서 TPST2 유전자를 제거하는 것만으로도 종양의 성장이 유의미하게 억제됐다. 또 ICT 치료 효과가 크게 향상됐다. 유방암, 두경부암, 난소암, 육종, 위암, 자궁내막암 환자 중 TPST2 발현이 높은 경우는 예후가 더 좋지 않은 것도 확인했다. 즉 TPST2 억제가 암 면역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박한수 교수는 “기존의 면역항암제에 불응하는 다양한 암 환자를 대상으로 TPST2 바이오마커를 확인하고, TPST2 억제제를 개발해 맞춤형 항암병용요법 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성엽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TPST2가 면역항암제의 치료 반응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며 “TPST2를 새로운 항암 치료의 표적으로 고려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참고 자료
Molecular Cancer(2024), DOI: https://doi.org/10.1186/s12943-024-02068-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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