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갈비·단호박구이… “건강 밥상으로 저소득 아동과 행복 나눠요”[나눔 실천하는 초록빛 능력자들]

인지현 기자 2024. 8. 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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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만드는 건 작은 반찬 도시락 하나지만 이를 통해 아이들이 한 끼라도 영양가 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겠다 싶었어요. 꾸준히 봉사를 이어간다면 아이들이 점차 건강해지지 않을까 소망해봅니다."

전북 전주시에는 저소득 가정 아이들의 건강한 밥상을 책임지는 마을 봉사단이 있다.

현재는 차상위계층 가정 아이들을 대상으로 반찬 나눔을 하고 있지만 더 많은 마을 아이들에게 혜택이 돌아갔으면 한다는 것이 봉사 단원들의 공통적인 바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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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눔 실천하는 초록빛 능력자들 - 전북 전주시 ‘우리 마을 봉사단’
직접 구입한 재료로 조리
엄마의 마음으로 ‘한 상’
아이들 가정에 손수 배달
“봉사하며 자존감 높아져
함께 하는 동료들이 큰 힘
더 많은 아이와 나누고파”
저소득 가정 아이들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지원하는 ‘우리 마을 봉사단’이 지난 7월 12일 전북 전주시 초록우산 전북종합사회복지관 프로그램실에서 치킨바비큐와 단호박구이를 준비한 후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 초록우산 제공

“제가 만드는 건 작은 반찬 도시락 하나지만 이를 통해 아이들이 한 끼라도 영양가 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겠다 싶었어요. 꾸준히 봉사를 이어간다면 아이들이 점차 건강해지지 않을까 소망해봅니다.”

전북 전주시에는 저소득 가정 아이들의 건강한 밥상을 책임지는 마을 봉사단이 있다. 40∼60대 여성 봉사자 13명으로 구성된 ‘우리 마을 봉사단’이다.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먹거리 재료를 직접 구입하고, 재료를 조리해 가정에 배달하는 역할까지 맡고 있다.

정동심(49) 봉사단장을 비롯한 단원들은 엄마 또는 이모의 마음으로 아이들을 위한 한 상 차림에 마음을 쏟고 있다. 봉사 단원 문진영(45) 씨는 “후원금을 내는 것도 좋지만 재능을 기부하는 방식으로 나눔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먹거리 나눔 봉사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달 26일 전북 전주시에 위치한 초록우산 전북종합사회복지관 프로그램실에서는 아이들을 위한 돼지 떡갈비, 오이 김치 만들기가 한창이었다.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모인 봉사 단원 10명은 전날 직접 구입한 재료를 가지고 이날 본격적인 요리에 들어갔다. 한낮 기온이 33도까지 오른 이날 정성이 가득 담긴 요리는 봉사 단원들에 의해 아동이 속한 가정 20곳에 전달됐다. 이처럼 봉사단은 올해에만 네 차례 반찬을 만들어 차상위계층 아동 가정에 전달했다. 덕분에 치킨바비큐, 단호박구이, 멸치볶음, 장조림, 제육볶음, 햄부침 등 영양가 있고 먹음직스러운 음식들이 아이들의 밥상에 오를 수 있었다. 지난해에도 봉사 단원들은 10차례에 걸쳐 가정 20곳에 건강한 먹거리를 지원했다.

우리 마을 봉사단이 지난 7월 26일 초록우산 전북종합사회복지관 프로그램실에서 돼지 떡갈비를 만들고 있는 모습. 초록우산 제공

대부분의 봉사 단원들은 전북종합사회복지관의 권유에 가벼운 마음으로 봉사활동에 동참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막상 활동에 동참하다 보니 다른 사람들뿐만이 아니라 스스로를 위해서도 소중한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봉사 단원인 유영아(41) 씨는 “반찬을 받는 분들이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면 저의 자신감과 자존감까지 높아지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나경덕(58) 씨는 “나눔이 주변사람뿐만 아니라 나 역시 행복을 얻어가게 해 주는 과정이라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조은향(43) 씨는 “우울증을 앓고 있던 한 어머니께서 아이 반찬을 받은 후 미소를 지으며 감사하다고 말해주셨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현재는 차상위계층 가정 아이들을 대상으로 반찬 나눔을 하고 있지만 더 많은 마을 아이들에게 혜택이 돌아갔으면 한다는 것이 봉사 단원들의 공통적인 바람이었다. 정동심 씨는 “내가 가진 능력으로 봉사하다 보니 의지만 있으면 비교적 금전적 제약이 적다는 것이 먹거리 나눔 봉사의 장점”이라며 “더 많은 가정에 우리의 손길이 닿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진영 씨는 “차상위계층 가정 아이들뿐만 아니라 마을 아이들이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나, 마음껏 편안하게 뛰어놀 수 있는 안심존이 생기면 좋겠다”며 “나눔 받은 아이들이 어른이 됐을 때 부모가 고민한 부분을 다음 세대를 위해 고민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나눔을 망설이는 이들에게 이은미(47) 씨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어렵고 힘든 일처럼 느껴지지만 자신이 실천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시도하면 그렇지 않다는 걸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창덕(62) 씨는 “나눔 활동은 이번이 처음이라 선뜻 나서기 힘들었지만 막상 시도해 보니 혼자가 아닌 같이 할 수 있는 동료들이 있어 힘이 됐다”며 ‘함께하는 나눔’의 기쁨이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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