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포비아’ 확산…배터리 식별번호 온라인 등록 급증
화재 시 결함 조사에 활용
잇단 화재로 이른바 ‘전기차 포비아(공포증)’가 확산하면서 한국교통안전공단의 ‘마이배터리’에 등록된 전기차 대수가 이달 들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배터리는 전기차 소유자가 배터리 정보(식별번호)를 온라인에 자율적으로 등록할 수 있는 서비스다. 등록 정보는 차량 화재 시 조사기관에 제공돼 조사 기간 단축과 제작 결함 조사 등에 활용된다. 13일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마이배터리가 도입된 지난해 11월 말 이후 전날 오후 3시까지 배터리 정보가 등록된 전기차는 345대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86%에 달하는 295대가 이달 들어 등록됐다. 마이배터리 서비스 시작 이후 8개월여간 누적 등록 건수의 6배가 최근 열흘여 사이에 등록된 셈이다.
지난 1일 인천 청라에서 메르세데스 벤츠 EQE 전기차 화재가 발생한 뒤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소비자의 알권리가 부각되면서 자신의 차량 배터리 정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 따른 현상으로 풀이된다.
전날 오후까지 마이배터리에 등록된 전기차는 현대차(제네시스 포함)·기아 143대, BMW 101대, 테슬라 83대, KG모빌리티(KGM) 18대 등이다. 현재 소비자에게 배터리 식별번호를 제공하는 자동차 브랜드는 이들 6곳뿐이다.
배터리 식별번호는 알파벳과 숫자가 조합된 코드로만 구성돼 있어 소비자들이 이를 보고 배터리 제조사 관련 정보를 알기는 어렵다. 교통안전공단은 다른 브랜드와도 정보 제공 확대를 위해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국내 완성차업체 중 현대차·기아는 전기차 배터리의 제조사를 모두 공개한 상태다. 수입차 중에선 스웨덴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가 전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모든 모델(판매 예정 포함)의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했다. 앞서 BMW도 홈페이지에 배터리 제조사 정보를 올렸다. iX1, iX3 두 차종은 중국 CATL의 배터리를, 나머지 8종은 삼성SDI의 배터리를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재현 기자 jaynew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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