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 스타트업 콘퍼런스에서 엿본 '웹3 트렌드'[비트코인 A to Z]

2024. 8. 14. 07: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4일 개최된 일본 최대 규모 스타트업 콘퍼런스 IVS2024가 참석자들로 붐비고 있다./한국경제


일본 웹3 산업이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은 지 1년여가 지났다. 기시다 정권하에서 일본은 디지털 산업 강대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하나의 축으로 웹3 산업의 발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다. 가상자산 규제 확립, 정부부처의 다양한 웹3 장려 활동, 대규모 금융기관들의 스테이블코인 및 토큰증권(STO) 산업 진출 등이 대표적인 행보다.

일본 웹3 산업의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 7월 4일 개최된 일본 최대 규모 스타트업 콘퍼런스 IVS 2024에 참석했다. 현지에서 직접 보고 느낀 일본 웹3의 트렌드와 앞으로 주목할 프로젝트에 대해 살펴보자. 

IVS 2024 크립토에서 진행된 총 75개의 스피치 세션 중 오프닝, 단순 밋업, 해커톤 등을 제외하고 최종 63개의 세션에 대하여 카테고리 분석을 진행했다. 하나의 세션이 복수의 카테고리에 속하는 경우도 있기에 아래 세션 수의 합이 63을 초과한다. 

일본이 본격적으로 웹3 산업에 뛰어들기 이전부터 일본 웹3를 이끌어나갈 동력이라 평가받던 게이밍과 IP(Intellectual Property)에 대한 관심은 여전했다. 전체 스피치 세션 중 약 40%가 게이밍 관련이었으며 스타트업과 대기업을 불문하고 웹3 진출 전략으로 게이밍을 선택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또한 기관과 규제 역시 이번 콘퍼런스에서 뜨거운 주제였다. 소니를 비롯한 대기업의 이사급 간부와 더불어 일본 금융청(FSA) 핀테크 최고책임자도 IVS 2024 크립토에 패널로 참여했다. 기관 관련 세션에서는 주로 각 대기업들의 웹3 산업 진출 전략에 대해 다뤘으며 규제 관련 세션에서는 세제 및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한 논의가 뜨거웠다.

마지막으로, AI를 비롯한 신기술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다만 그동안 블록체인 산업에서 AI 적용에 대한 논의가 디핀(DePIN) 등 인프라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반면, 일본에서는 게이밍 및 IP 산업에 AI를 도입하는 방안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IVS 2024에서는 1층 메인 스테이지를 반으로 나누어 좌측에는 웹2 관련 부스를, 우측에는 웹3 관련 부스를 배치했다. 메인 스테이지 내 총 34개의 웹3 관련 부스의 카테고리를 분석했다.


SBI,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MUFG), 미쓰이스미토모신탁은행(SMTB) 등 대규모 금융기관들이 토큰증권과 스테이블코인을 비롯해 일본 웹3 산업을 이끌어왔지만 이번 IVS 2024 크립토에서는 이들의 부스를 확인할 수 없었다.

또한 금융기관을 비롯하여 소니, NTT 등 굵직한 대기업의 웹3 사업부 고위직이 참여한 세션에서도 그들의 웹3 사업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확인하기는 어려웠다. 다만 대기업의 규모와 사내 의사결정 구조를 고려한다면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총 34개 웹3 부스 중 레이어 관련 부스가 7개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제우스 네트워크와 같이 최근 주목을 받는 신생 프로젝트부터 OG 프로젝트인 아발란체, 그리고 일본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재팬 오픈 체인(Japan Open Chain) 등 다양한 종류의 레이어를 확인할 수 있다.


IVS 2024에서 엿본 인사이트
아발란체 서브넷의 잠재력


이번 IVS 2024에서 기업별 맞춤형 네트워크를 지원할 수 있는 아발란체의 서브넷을 필두로 일본 내 웹3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에 아발란체가 매력적인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었다.

서브넷은 아발란체 검증자의 하위집합이 운영하는 자체 네트워크로 각 서브넷은 네트워크 생성 목적에 따라 독자적인 네트워크 규칙을 정립할 수 있다. 이러한 높은 자율성을 바탕으로 서브넷은 일본 웹2 기업 중 퍼블릭 네트워크에 진출하는 동시에 독자적인 네트워크 구조를 만들고 싶어 하는 이들의 요구를 충족시키며 주목받고 있다.

2023년 9월에는 데이터 마케팅 기업 로열티마케팅(Loyalty Marketing)이 그들의 포인트 결제 플랫폼 폰타(Ponta)에 서브넷을 도입했으며 지난 6월에는 코나미도 자체 NFT 솔루션 리셀라(Resella)에 서브넷을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IVS 2024에서는 아발란체 재팬 부스에서 음식 리뷰 애플리케이션 사라(SARAH)의 서브넷 적용 사례를 만나볼 수 있었다.

기존 웹2 기업 중심으로 웹3 산업을 육성하려는 일본 웹3 시장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퍼블릭 체인의 장점과 높은 자율성을 확보한 아발란체 서브넷이 트렌드로 떠오를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 사업은 아직 준비단계

2023년 6월 일본은 스테이블코인 개정안을 시행해 일본 내 은행, 자금 이체 기관, 신탁 회사를 중심으로 엔화 및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후 SBI, MUFG 등 대규모 금융기관을 필두로 스테이블코인 유통 및 발행을 위한 파일럿 프로그램 및 파트너십을 확인할 수 있었다. SBI는 USDC의 발행사 서클(Circle)과 스테이블코인 유통 관련 협약을 맺었으며 MUFG는 스테이블코인 및 토큰증권 플랫폼 프로그마(Progmat)를 출시했다.

특히 JPYC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두고 있다. JPYC는 핀테크 스타트업에서 발행한 스테이블코인으로 초기 자금 규모 측면에서 난항을 겪었지만 스테이블코인 산업 부흥을 위한 국가적인 노력이 동반되고 프로그마를 필두로 JPYC가 발행 및 유통될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되자 일본 스테이블코인 산업의 주요 플레이어로 부상하고 있다. 아직 대기업에서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출시하지 않아 뚜렷한 경쟁자가 부재한 현 상황이 JPYC에는 입지를 굳힐 수 있는 적기로 보인다.

이번 IVS 2024 크립토는 일본 웹3의 최신 동향을 확인하고 시장 참여자들의 열정을 직접 느낄 수 있었던 뜻깊은 기회였다. 이번 콘퍼런스를 돌이켜보면 다음과 같은 인상이 강렬하게 남아 있다.

첫째, 게이밍과 IP에 대한 관심은 식지 않았고 앞으로 더욱 뜨거워질 것이다. 둘째, 기관과 개인 모두 스테이블코인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향후 일본 웹3의 핵심축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셋째, 크립토에서 1년은 무엇이든 일어날 수 있는 기간이지만 정부 주도의 일본 웹3에 1년이란 짧은 시간이었다.

일본 웹3 산업이 아직은 초기 성장통을 겪고 있지만 정부 및 기업의 지속적인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머지않은 미래에는 웹3가 일본의 디지털전환을 이끌 하나의 축으로 성장하리라 기대한다. 

 

DeSpread 소개
디스프레드는 건전한 블록체인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하는 2019년 창립된 웹3 및 블록체인 전문 컨설팅 기업입니다. 디스프레드는 대중에게 양질의 소통과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올바른 크립토 생태계를 안착시키고자 하는 사명을 갖고 있습니다.

김동혁 디스프레드 연구원

Copyright © 한경비즈니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