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소문 탄 '고트카드'…마케팅비 아껴가며 최대치 혜택 넣었죠"

황예림 기자 2024. 8. 14.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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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트(GOAT)카드를 개발한 정대현 BC카드 카드사업본부 바로카드팀 과장이 기자와 인터뷰하고 있다./사진제공=BC카드


"고트카드는 BC카드 최초로 프로모션 없이 출시된 카드입니다. 프로모션에 쓸 비용까지 혜택에 몽땅 태웠거든요."

고트카드를 탄생시킨 정대현 BC카드 카드사업본부 바로카드팀 과장은 '혜자카드'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가 고트(GOAT)카드라고 했다. 고트카드를 비롯해 BC카드가 자체 개발한 시발(始發)카드·컬리카드·K-패스신용카드 등이 연속으로 흥행했다. 덕분에 BC카드는 업계 신규 회원수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회원사 카드를 제외하고 오로지 자체카드만으로 얻은 성과다.

올초 출시된 고트카드는 최근 보기 드물 정도의 좋은 혜택으로 무장했다. 실적조건과 한도제한 없이 포인트 적립을 지원한다. 올해 1월1일 BC카드의 자체카드 브랜드인 '바로카드'로 출시됐다. 고트카드는 국내 이용금액이 100만원 이하일 경우 1.5%, 100만원 초과일 경우 1.0%를 적립해준다. 해외가맹점에서의 적립률은 이용금액 100만원 이하 3.0%, 100만원 초과 2.0%다. 고트카드는 출시 초기부터 인기를 얻어 1~6월 매달 평균 17%씩 발급량이 증가했다. 현재는 BC카드 내에서 온라인·해외결제 특화카드로 자리매김했다.

고트카드의 가장 큰 특징은 높은 기본 적립률이다. 시중에 나온 무조건 카드는 특별 적립률이 높은 구조여서 기본 적립률은 보통 0%대에서 형성된다. 반면 고트카드는 특별 적립이 따로 없는 대신 100만원 미만 구간에서의 기본 적립률이 업계 통틀어 제일 높다. 고트카드를 개발한 정 과장은 BC카드 회원 가운데 이용금액이 월 100만원 미만인 회원의 비중이 78%에 달한다는 데이터를 보고 100만원 미만 구간에서 최고의 혜택을 고안했다.

정 과장은 "고트카드를 개발할 때 시중에 나온 무조건 카드와 차별화 포인트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첫번째였다"며 "회원들이 하나의 카드로 이용하는 최대금액이 100만원 내외이기 때문에 그 구간에서 줄 수 있는 만큼 최고의 혜택을 줘보자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본 적립률 1.5%는 BC카드 가맹점수수료율 평균에 육박하는 수치"라며 "신용판매 매출로 손해가 나지 않는 선에서 BC카드가 줄 수 있는 최대치의 혜택이 1.5%의 적립률이었던 셈"이라고 덧붙였다.

고트(GOAT)카드를 개발한 정대현 BC카드 카드사업본부 바로카드팀 과장./사진제공=BC카드


고트카드의 입소문은 정 과장도 예상치 못했다. BC카드는 지난해 12월25일 고트카드를 출시한 뒤 정식 공개일을 올해 1월1일로 정했다. 카드발급을 신청할 수 있는 페이지를 개설하긴 했지만 새해가 되기 전까지 공식 홈페이지와 자사 앱(애플리케이션) 페이북에 고트카드 신청 페이지로 접근하기 위한 배너는 설치하지 않았다. 그러나 출시당일 신청 페이지를 찾은 소비자가 고트카드의 혜택을 확인하고 재테크 커뮤니티에 입소문을 내면서 1월1일 이전부터 신청이 몰리게 됐다.

정 과장은 "초기엔 카드자재가 부족할 정도로 신청이 들어왔다"며 "신청량이 예상보다 1.5~2배 이상 많아 배송이 지연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고트카드가 카드사 입장에서 돈이 안 되는 상품일 거라고 예상할 수 있지만 수익성도 나쁘지 않다. 가맹점수수료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온라인·해외가맹점에서 결제가 활발히 일어나서다. 출시시점부터 지난 6월말까지 고트카드의 월 이용액 중 온라인 결제비중은 68%에 달했다. 같은 기간 바로카드의 온라인 결제비중은 32%로, 고트카드의 절반 수준이었다. 고트카드의 올해 1~6월 해외매출 비중도 평균 7%에 이른다. 바로카드의 해외매출 비중은 평균 2%다.

정 과장은 "고트카드는 내실성장에 도움이 되는 상품"이라며 "가맹점수수료 대비 손익이 많이 나야 내실성장에 기여한다고 볼 수 있는데 고트카드는 가맹점수수료율이 높은 온라인·해외 위주로 결제가 일어난다"고 밝혔다.

앞으로도 수익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최고의 혜택을 주는 카드를 개발하는 게 정 과장의 목표다. 정 과장은 "최근 모든 카드사가 내실 위주의 성장전략으로 가고 있지만 많은 사람이 써주는 혜자카드를 만들고 싶다"며 "주유비·장보기 특화카드인 '마카오카드'도 제 손을 거쳐 지난달 출시됐는데 혜택으로 승부를 보기 위해서 프로모션을 크게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 과장은 "마카오카드는 유류단가가 올라갈수록 빛을 보는 카드"라며 "개발할 때 의도했던 대로 고객이 많은 혜택을 받아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예림 기자 yellowye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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