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신도시 이주계획 밑그림…영구임대 재건축·분양주택 활용[부동산360]

2024. 8. 14.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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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노후계획도시정비기본방침안 공개
설문 통해 ‘순환정비모델’ 이주대책 마련
입지 뛰어난 영구임대 단지 재건축 추진
‘올림픽선수촌’처럼 이주주택 활용→분양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 [연합]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정부가 1기 신도시(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등 노후계획도시 재건축을 위해 다양한 유형의 이주주택을 공급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앞서 밝힌 ‘임대주택형 이주단지’가 반대에 부딪히자 주민 설문조사를 거쳐 이런 계획을 내놨다. 다만 새로운 이주대책으로 제시한 영구임대 활용 방안은 기존 입주민에 대한 별도 이주대책 수립이 필요해 절차가 간단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14일 노후계획도시 정비를 위한 이주대책 등이 담긴 ‘노후계획도시정비기본방침(안)’을 발표했다. 이는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국토부 장관이 10년 단위로 수립하는 정부의 정책방향으로, 전국 노후계획도시 기본계획 수립의 가이드라인이다. 국토부는 이날부터 9월 12일까지 해당 기본방침안에 대한 지자체의 의견조회를 실시하고, 의견 수렴과 노후계획도시정비특별위원회 심의를 거쳐 10~11월 중 기본방침을 최종 수립할 계획이다.

이번에 공개한 기본방침 초안은 다시 가다듬은 이주대책이 핵심이다. 당초 국토부는 ‘1·10 부동산 대책’에서 내년부터 1기 신도시별로 1곳 이상 이주단지를 조성하겠다며 공공주택 사업을 통한 이주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분당을 중심으로 임대주택형 이주단지 조성에 대한 반발이 나오고, 인근에 고양 창릉 3기 신도시가 들어서는 일산에서는 이주단지 조성으로 주택 공급이 늘어나는 것을 바라지 않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그러자 국토부는 주민 선호 파악을 위해 지난 6~7월 ‘1기 신도시 이주대책 수립방향 설문조사’를 실시, 이번 초안에 결과를 반영했다. 조사 결과 1기 신도시 주민 83.3%는 ‘해당 지자체 권역 내에 부담 가능한 저렴한 이주주택’에 거주하길 원했다.

이에 국토부는 해당 권역 내 가능한 최고 수준의 이주주택 물량을 공급하기 위해 ‘순환정비모델’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순환정비란 사업 구역 인근 주택에 주민을 이주시키고, 정비를 마치면 원래 살던 사업 구역으로 이주토록 하는 방식이다.

이때 순환정비용 이주주택은 다양한 유형이 될 수 있다. 오직 ‘이주’만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은 철회하고, 입지가 뛰어난 영구임대주택을 비롯해 공공·민간의 분양·임대주택 등을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우선 ‘영구임대 재건축’을 추진키로 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1기 신도시 내 영구임대는 총 13개 단지, 약 1만4000가구 규모로 입지가 뛰어나고 밀도가 낮다. 이에 신규 임대·분양 주택 공급에 유리하며, 재건축 시에 임대 가구를 포함한 주상복합형 건물도 될 수 있다. 다만 2027년 첫 착공이 목표인 선도지구에서 나오는 이주 물량은 영구임대 재건축과는 시기가 맞지 않아, 유휴부지 등 더욱 빠르게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적용한다.

이런 가운데, 영구임대 단지를 이주주택으로 활용하는 데 대한 우려도 나온다. 재건축에 따른 주거 환경 개선, 소셜 믹스 등의 차원에선 긍정적일 수 있지만, 기존 입주민들의 생활반경을 헤쳐 사회적 갈등을 일으킬 수 있고 이주 비용 부담 또한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국토부는 영구임대 입주민이 기존 생활권을 벗어나는 불편함을 최소화하는 입지에 이주주택을 공급하고, 신규 임대주택에 재입주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사회적 갈등) 그런 부분을 방지하기 위해 영구임대, 생활권 반경과 가까운 곳을 중심으로 (영구임대 입주민의 이주주택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분양주택은 이주주택으로 먼저 활용하고 리모델링해 분양하는 사업모델을 적용해 활용키로 했다. 과거 올림픽 같은 이벤트 기간에 단기간 이주주택으로 활용된 이후 분양된 ‘올림픽 선수촌 아파트’과 같은 방식이다. 이밖에 ‘8.8 부동산 대책’에 따라 도입하는 분양전환형 신축매입주택과 LH매입 미분양 주택도 순환정비용 이주주택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검토한다.

이주금융 지원 방안도 추진한다. 국토부는 ‘8·8 대책’으로 주택연금 개별인출 목적과 한도가 늘어나, 분담금 납부 여력이 부족한 고령자의 부담이 내려간다고 봤다. 또한 ‘사업 단계별 맞춤형 보증상품’을 마련해 이주민의 부담을 최소화하고, 미래도시펀드가 출자한 ‘이주지원리츠’에서 이주비와 이주공간 대여 등도 지원한다.

시장 모니터링으로 이주 주택 공급이 충분치 않다고 판단되면, 특별법상 ‘허용정비물량 제도’를 통해 수요를 관리한다. 허용정비물량이란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는 실 착공 물량인데, 필요 시 지자체는 관리처분계획이 본격 인가되는 해부터 인가 시기를 조정할 수 있단 뜻이다. 다만 조합원에 대한 정책금융 지원으로 인가 시기 조정으로 인한 금융비용 문제를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국토부는 지자체와 협의해 수요예측 기반의 광역교통개선 방안을 제시하고, 지자체는 이를 기본계획에 반영하게 지원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국토부는 1기 신도시 정비사업 추진에 따른 광역교통개선방안 마련을 위해 광역교통 수요 전망 및 대안 마련과 관련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한편 부천시, 군포시는 이날 각각 중동과 산본 신도시의 기본계획(안)을 공개하고, 주민공람을 시작한다. 기준용적률 350%를 적용하는 중동 신도시는 주택 2만4000가구(기존 14만명 5만8000가구→ 18만명 8만2000가구), 기존용적률 330%를 적용하는 산본 신도시는 1만60000가구(기존 11만명 4만2000가구→ 14만명 5만8000가구) 추가 공급 기반이 각각 마련된다. 안양시는 8월 말, 성남시(분당)·고양시(일산)는 이후 순차적으로 기본계획을 공개하고 주민공람을 개시할 계획이다.

k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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