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돌봄 없애고 다시 공공 돌봄 한다고? [취재 뒷담화]

변진경 편집국장 2024. 8. 14.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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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네 타는 예준 군(10)의 미소가 싱그러웠다.

덩달아 기분이 좋아져서 나머지 사진들을 넘겨 보는데 옆에 있던 신선영 기자의 목소리가 점점 가라앉았다.

"이건 서사원(서울시 사회서비스원) 불 꺼진 사진이고요, 이건 마지막 날 활동지원사와 예준이가 작별 인사하는 장면이에요." '새드 엔딩'으로 끝난 지난 호 '시선' 기사 "선생님, 9월에 다시 와요?"를 취재한 신선영 사진기자에게 물었다.

예준이와 서사원 활동지원사 며칠 동안 취재?이틀 동안 따라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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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이 재미있게 읽은 〈시사IN〉 기사의 뒷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담당 기자에게 직접 듣는 취재 후기입니다.

그네 타는 예준 군(10)의 미소가 싱그러웠다. 덩달아 기분이 좋아져서 나머지 사진들을 넘겨 보는데 옆에 있던 신선영 기자의 목소리가 점점 가라앉았다. “이건 서사원(서울시 사회서비스원) 불 꺼진 사진이고요, 이건 마지막 날 활동지원사와 예준이가 작별 인사하는 장면이에요.” ‘새드 엔딩’으로 끝난 지난 호 ‘시선’ 기사 “선생님, 9월에 다시 와요?”를 취재한 신선영 사진기자에게 물었다.

예준이와 서사원 활동지원사 며칠 동안 취재?
이틀 동안 따라다녔다. 미리 정리해둔 일주일치 스케줄을 보고 깜짝 놀랐다. 검도, 보드게임, 줄넘기 등 예준이네 형편을 고려해 지자체에서 저렴하게 운영하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신청해놓았더라. 돌봄이 단지 신체적 부분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걸 다시 느꼈다.

서사원 폐지한 서울시가 ‘공공돌봄강화위원회’를 발족했던데.
공공 돌봄을 없애고 다시 공공 돌봄을 하겠다는 말인데, 어떤 결과가 나올지 걱정된다. 이미 서사원을 폐지시킨 논리들 사이에 ‘돌봄은 질 낮고 값싼 노동’이라는 시선들이 작용한 것을 봤으니까.

얼마 전엔 서울시 주도로 필리핀 가사관리사 100명이 입국했다.
서사원에서 하던 국공립 어린이집 운영을 내려놓은 게 서울시다. 외국인 가사도우미 사업이 과연 출생률을 높이는 데 영향을 끼칠까 의문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인력을 1200명 목표로 늘리겠다고 하고, 국내 체류 외국인의 ‘가사사용인’도 허용하겠다고 했는데, 앞으로 이 사업도 저렴한 노동력을 데려와서 시장 논리에 돌봄을 맡기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변진경 편집국장 alm242@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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