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세계서 과소 보호되는 아이들[신간]

2024. 8. 14.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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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세대

조너선 하이트 지음·이충호 옮김·웅진지식하우스·2만4800원



스마트폰 세계를 배회하며 비교와 주의 분산, 자극에 시달린 아이들 뇌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사회·심리학자인 저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여자아이들의 정신 건강을 무너뜨리고 일상을 황폐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방대한 데이터와 연구 결과로 증명한다. 남자아이들이 온라인 포르노와 게임에 중독돼 유능하고 책임감 있는 어른으로 발달하지 못하는 과정도 추적한다.

저자는 현실세계의 과잉보호와 가상세계의 과소 보호가 아이들을 병들게 한다며 국제사회가 10대의 스마트폰·SNS 사용 규제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규제가 능사가 아니며 위험이 과장됐다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10대를 향한 온라인상의 성적 착취와 엽기 챌린지, 사이버불링 피해는 더 커지고 있다. 책은 병적 징후가 포착되는 지금, 더 확실한 증거가 나올 때까지 규제를 미루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경고한다. 저자는 맺음말에서 “아동기는 신체 놀이와 탐구를 추구하도록 진화했다. 놀이 기반 아동기를 스마트폰 기반 아동기로 바꾼 것은 대참사”라며 “아이들을 지구로 되돌려 보내자”고 말한다.

‘위안부’, 더 많은 논쟁을 할 책임

권은선 외 지음·김은실 엮음·휴머니스트·2만2000원



위안부 문제를 탈식민 페미니즘의 관점에서 성찰하는 책이다. 위안부 운동의 성과와 한계를 살펴보며, 지구적인 여성의 문제로 확장하는 길을 모색한다. 위안부 운동은 반일 감정과 민족주의에 의지하며, 강제로 끌려간 순결한 피해자라는 상에 집중해왔다. 망언의 정치는 ‘자발 대 강제’라는 이분법의 빈틈을 비집고 들어왔고, 또다시 민족주의에 의지해 대응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책은 여성의 피해가 국적에 따라 다르다는 입장, 전시 성폭력과 평시 성 산업을 분리하는 것을 넘어 피해자를 보살피는 회복적 정의의 관점으로 위안부 문제를 보자고 제안한다.

내게 너무 낯선 나

레이첼 아비브 지음·김유경 옮김·타인의사유·2만2000원



거식증과 우울증, 조현병, 경계성 인격 장애 등 자신을 이해하는 정신의학적 해석 방식의 한계에 부딪힌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인간의 고유한 경험과 의학적 진단 사이에서 지워진 이야기를 통해 고통에 일상을 내어주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내는 여정을 보여준다.

조선, 시험지옥에 빠지다

이한 지음·위즈덤하우스·1만8000원



조선 최고의 국가고시인 ‘과거’의 모습을 풍속도처럼 그려냈다. 무모한 공부법과 입시 정보를 구하느라 발품을 팔던 부모의 노력, 기상천외한 부정행위 등이 얽힌 과거의 굴곡진 역사를 보여준다. 과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조선은 망했고, 그 망국의 과정이 입시 전쟁을 치르는 오늘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한다.

글쓰기의 감각

스티븐 핑커 지음·김명남 옮김·사이언스북스·3만원



영어 글쓰기 지침서지만, 언어와 관계없이 어떻게 하면 더 명료하고 적합한 문장을 쓸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어떤 글이 잘 쓴 글인지 보여 주고 사람들이 왜 나쁜 글을 쓰는지 분석하며, 글쓰기의 감각이 왜 중요한지 역설한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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