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끝나고 말하겠다" 안세영, 8월 국제대회 다 빠진다...'진실공방' 후폭풍 계속될까[파리올림픽]
[OSEN=고성환 기자] 올림픽이 끝나면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한 안세영(22, 삼성생명)이 8월 열리는 국제대회에 모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뉴스 1' 등에 따르면 안세영은 지난 12일 소속팀 삼성생명을 통해 대한배드민턴협회에 국제대회 불참 의사를 담은 공문을 보냈다. 전치 4주에 해당하는 발목과 무릎 부상 진단서도 함께 제출했다.
안세영은 오는 20일 열리는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750 일본오픈과 27일 막을 올리는 슈퍼 500 코리아오픈에 나설 예정이었다. 둘 다 지난해 안세영이 제패했던 대회다.
하지만 안세영은 부상을 이유로 불참을 결심했다. 그는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오른쪽 무릎을 다치면서 오랫동안 고생했다. 부상 투혼을 발휘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긴 했지만, 이후 좀처럼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했다.
최근엔 발목까지 다쳤다. 안세영은 2024 파리 올림픽 사전 캠프 도중 발목을 접질렸고, 한국에서 한의사를 데려와 치료받으며 회복에 전념했다. 몸 상태가 온전치 않은 상태에서 올림픽을 치른 만큼 8월까지는 휴식을 취하겠다는 생각으로 보인다. 안세영을 제외한 다른 올림픽 출전 선수들은 모두 정상적으로 대회에 나설 예정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근 터트린 작심발언의 여파라는 시선도 적지 않다. 안세영이 불참 이유로 밝힌 부상도 부상이겠지만, 협회와 빚고 있는 갈등의 연장선이 아니냐는 이야기.
이번 파리 올림픽은 안세영의 '셔틀콕 여제' 대관식이었다. 그는 발목 부상에도 불구하고 여자 단식 정상에 오르며 한국 배드민턴에 방수현(1996 애틀랜타 대회) 이후 28년 만의 금메달을 안겼다. 안세영은 스스로 '마지막 퍼즐'이라고 밝힌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하며 '그랜드슬램(올림픽·세계선수권대회·아시안게임·아시아선수권대회)'까지 아시아선수권대회 우승 단 하나만 남겨뒀다.
하지만 안세영은 우승 직후 충격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시상대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내려오자마자 폭탄 발언을 쏟아냈다. 대한배드민턴협회 운영을 저격하면서 대표팀 은퇴까지 시사하는 말을 꺼냈다.
안세영은 "내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쉽게 나을 수 없었다.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대표팀에 많이 실망했다"라며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하고는 계속 가기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단식과 복식 구별 및 전문화, 지나치게 많은 출전을 지적하면서 선수 보호를 강조했다.
은퇴 선언은 아니었다. 안세영은 논란이 커지자 "선수관리에 대한 부분을 말씀드리고 싶었는데 본의 아니게 떠넘기는 협회나 감독님의 기사들에 또 한번 상처를 받게 된다"라며 "누군가와 전쟁하듯 이야기 드리는 부분이 아니라 선수들의 보호에 대한 이야기임을 이해해주시기 바란다. 그리고 은퇴라는 표현으로 곡해하지 말아달라"라고 심경을 전했다.
이와 별개로 안세영과 협회의 진실공방은 계속됐다. 메달리스트 기자회견 불참부터 부상 방치와 국제대회 참가 강요 등을 두고 양 측이 상반된 주장을 내놨다.
협회는 10여장이 넘는 보도자료를 통해 "선수 의사를 무시한 채 무리하게 국제대회에 참가시키지 않았다"라고 선을 그으며 "오히려 2023 덴마크, 프랑스오픈에 불참하는 과정에서 구비서류를 제출한 바 있다"라고 해명했다. 기자회견 불참을 지시한 적도 전혀 없다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제 올림픽은 끝났지만, 여전히 후폭풍이 거세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일단 대화로 풀겠다고 밝혔다. 그는 귀국한 뒤 안세영의 이야기를 들어보겠다며 "편안한 상태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들어보겠다. 제도를 개선할 부분이 있다면 하고, 오해한 부분은 진솔한 대화를 통해 풀겠다"라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도 조사에 나섰고, 정치권에서도 문제를 다루고 있다. 문체부는 사건 직후 "안세영 선수의 언론 인터뷰와 관련해 경위를 파악한다"라며 "현재 2024 파리 올림픽이 진행 중인 만큼 올림픽이 끝나는 대로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적절한 개선조치의 필요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일단 당사자인 안세영은 말을 아끼고 있다. 그는 8일 소셜 미디어를 통해 다른 선수들이 누려야 할 순간을 덮어버려 죄송하다고 고개 숙였다. 그런 뒤 "제 생각과 입장은 올림픽 경기가 끝나고 모든 선수들이 충분히 축하받은 후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라고 예고했다.
올림픽은 12일 폐막했다. 아직 안세영의 추가 입장은 공개되지 않았다. 한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개인 스폰서와 연봉 제한 등에 대해 불만을 표출한 게 전부였다. 그런 가운데 8월 국제대회 불참을 선언한 안세영. 그의 한마디에 모든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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