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남자도 걸린다는 '하이힐 병'…방치했다간 디스크 온다

강승지 기자 2024. 8. 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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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발가락'이 새끼발가락 쪽으로 휘는 질환
엄지발가락 볼 통증 심해지면 정상 보행 힘들어져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여름철 발가락이 드러나는 신발을 신으면 신경 쓰이는 질환이 있다. 엄지발가락인 무지가 새끼발가락 쪽으로 휘어가는 '무지외반증'이다. 통증이 없다면 꼭 수술받지 않아도 되지만 치료 전까지 엄지발가락의 변형은 계속돼 통증이 있다면 조기 치료가 요구된다.

무지외반증은 이른바 '하이힐 병'으로 불릴 만큼 하이힐같이 볼이 좁고 굽 높은 신발을 장시간 착용하면 생기는 질환으로 알려졌다. 안쪽 돌출 부위가 신발에 계속 마찰하며 통증과 염증을 유발한다. 하지만 평발이나 가족력 등 유전적 요인이 원인인 경우도 많다.

특히 치료 전까지 엄지발가락의 변형이 진행되기 때문에 조기 치료가 중요하고 수술 없이는 완치가 어렵다. 발뿐 아니라 튀어나온 엄지발가락 내측 볼 통증으로 보행이 정상적이지 않아 무릎이나 허리 등에 통증이 뒤따를 수 있다.

보건복지부 지정 관절 전문병원인 바른세상병원의 윤영식 수족부센터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발은 생명과 직결되는 부위가 아니라 통증이 있어도 간과하거나 신발 때문에 생긴 단순 통증으로 여기다 나빠진 뒤 병원에 온다"고 진단했다.

31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이랜드뮤지엄 주최로 열린 셀럽이 사랑한 가방·신발(Bag&Shoes)'전에서 참석자들이 엘튼존의 패션 아이템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2022.12.3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지난해 무지외반증으로 병의원 진료를 받은 환자는 5만 4665명으로 그중 81%가 여성 환자다. 요즘 들어 남성도 좁은 신발이나 키 높이 깔창 등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발생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윤영식 원장은 "발이 드러나는 여름철이면 발 변형 콤플렉스로 교정 치료를 위해 병원에 오는 여성 환자가 늘어난다"면서도 "발의 변형이 있더라도 통증이 없다면 수술 치료를 꼭 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주요 증상으로는 볼 좁은 신발을 신기가 어려워지고 엄지 관절 부위에 통증이 발생한다. 걷기 불편해지며 증상을 장기간 방치할 경우 발목인대 손상과 무릎 관절염, 허리 디스크 등 2차 질환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엄지발가락과 두 번째 발가락 사이에 보조기를 끼거나 교정 깔창 등을 이용한다. 그러나 걷기 힘들 정도로 통증이 심하거나 다른 합병증이 왔다면 수술을 받는 게 좋다. 엄지발가락에 실릴 체중이 분산돼 합병증이 유발된다.

특히 무지외반각이 40도 이상의 중증 변형이면 수술 방법이 복잡해진다. 최준영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보조기를 사용한다고 변형이 멈춰지거나 원 상태로 변형이 교정되는 건 불가능하다. 지속적으로 발 상태를 확인하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중증 무지외반증으로 반드시 수술이 필요하다면 뼈와 인대 등 손상을 최소화할 방법을 선택하는 게 좋다. 무지외반 수술은 변형된 엄지발가락 주변으로 중요한 신경, 인대, 혈관이 있으니 그 주변 조직의 손상이 없도록 해야 하는 고난도 수술이다.

변형된 뼈를 교정하기 위해 엄지발가락 뼈 안쪽을 절개하는 방식이라 환자들의 심적 부담이 컸으나 최근에는 절개 없이 4~5㎜ 미만의 작은 상처 4~5개를 통해 수술이 진행돼 수술 후 통증과 흉터가 적은 '무지외반 최소 침습 교정술'(MICA)도 활용된다.

발 변형 정도에 따라 무지외반증은 초기-중기-말기로 구분하는데 최소 침습 교정술은 초기-중기 환자에게 효과적이다. 중기 이상의 환자라도 변형이 아주 심하지 않으면 교정술을 할 수 있다.

수술 시간은 1시간 내외로 짧고, 수술 후 2~3일 후면 퇴원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 속도도 빠르다. 수술 후 반깁스를 한 지 1~2주 지나 수술 후 신발을 착용한 상태에서 보행이 가능하고, 2개월 정도면 일반 운동화를 착용한 상태에서 정상 보행이 가능하다.

최준영 교수는 "볼 좁은 신발이나 굽 높은 신발을 자주 착용해야 하는 직업이라면 자주 자신의 발을 보는 게 중요하다"며 "가죽 재질보다 천 재질의 신발이 좋고 굽이 높지 않은 운동화가 무지외반증 예방에 적합하다"고 조언했다.

최 교수는 또 "스트레칭과 족욕이 교정이나 예방에 도움 되지는 않는다. 다만 무지외반증으로 인해 발생한 통증의 주요 원인이라 할 수 있는 점액낭염을 호전시키는 데 도움 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윤 원장은 "엄지발가락은 보행에 있어 매우 중요한 구조물"이라며 "무지외반 수술은 족부 분야 전문 의료진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고 그에 따른 수술을 진행해야 수술 후 합병증이 적고 수술 성공률은 높다"고 소개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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