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인데’ 흑인 피부 분홍색으로 덧칠…벽화 공개 하루만에 이런일이

곽선미 기자 2024. 8. 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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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올림픽에서 이탈리아 여자배구팀을 우승으로 이끈 파올라 에고누(25)의 벽화가 공개된 지 하루 만에 훼손됐다.

13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일간지 일메사제로는 로마에 있는 이탈리아 올림픽위원회(CONI) 본부 외벽에 그려진 에고누의 벽화가 훼손된 사진을 공개했다.

에고누는 2015년부터 이탈리아 여자배구 대표팀의 간판 공격수로 활약했지만 극우의 인종차별을 피해 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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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고누 벽화 훼손되기 전(왼쪽)과 후(오른쪽).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 캡처

파리올림픽에서 이탈리아 여자배구팀을 우승으로 이끈 파올라 에고누(25)의 벽화가 공개된 지 하루 만에 훼손됐다. 에고누의 검은색 피부를 누군가 분홍색 스프레이로 덧칠한 것이다.

13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일간지 일메사제로는 로마에 있는 이탈리아 올림픽위원회(CONI) 본부 외벽에 그려진 에고누의 벽화가 훼손된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을 보면 에고누의 검은색 피부가 분홍색 스프레이로 덧칠된 상황임을 알 수 있다.

이탈리아에서 나이지리아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에고누는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이탈리아에 사상 첫 배구 올림픽 금메달을 안겨 ‘올림픽 영웅’으로 떠올랐다.

그는 지난 11일에 열린 미국과의 결승전에서 양 팀 최다인 22점을 터트리고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라이카라는 이름의 길거리 화가는 에고누의 활약을 기리는 이 벽화의 제목을 ‘이탈리아다움’으로 정했다. 그의 검은 피부색을 문제 삼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메시지였다.

앞서 로베르토 반나치 유럽의회 의원은 육군 소장이었던 지난해 발간한 에세이 ‘거꾸로 뒤집힌 세상’에서 "에고누의 신체적 특징은 이탈리아다움을 대표하지 않는다"며 흑인이 어떻게 이탈리아 국가대표가 될 수 있느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에고누는 2015년부터 이탈리아 여자배구 대표팀의 간판 공격수로 활약했지만 극우의 인종차별을 피해 가지 못했다.

지난해 연예 전문지 베니티페어이탈리아와 인터뷰에서 "흑인 피부를 가진 아이를 낳는다면 내가 겪은 모든 고초를 겪게 될 것"이라며 "또한 혼혈아를 낳는다면 백인은 너무 흑인 같다고 할 것이고 흑인은 너무 백인 같다고 할 텐데 아이를 불행에 빠뜨리고 싶지 않다"고 말했을 정도다.

그는 2022년 10월 소셜미디어(SNS)를 통한 인종차별적 메시지를 더는 못 견디겠다며 대표팀 잠정 은퇴를 선언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당시 마리오 드라기 총리를 비롯해 각계에서 응원의 메시지가 쏟아지자 에고누는 마음을 돌려 다시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었다.

곽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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