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핥기 성공한 헤지펀드…CPI도 좋으면 랠리 기대 [뉴욕마감]

뉴욕=박준식 특파원 2024. 8. 14.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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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31일 오후 서울시내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시민들이 음료를 주문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2022년 이후 2년만인 내달 2일부터 커피 등 음료 가격을 조정할 예정이다. 2024.07.31. scchoo@newsis.com /사진=추상철

뉴욕증시가 인플레이션 저감 지표를 받아들고서 크게 상승했다. 움츠렸던 증시는 물가상승률이 확실히 낮아지고 있다는 보고서를 기반으로 9월 금리인하 기대를 높였다.

1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408.63포인트(1.04%) 상승한 39,765.64를 기록했다. S&P 500 지수도 90.04포인트(1.68%) 오른 5434.43을 나타냈다. 나스닥은 407포인트(2.43%) 올라 지수는 17,187.61에 마감했다.

이날 발표된 생산자 물가지수(PPI)는 전월보다 0.1% 상승하는데 그쳐 예상치(0.2%)를 하회했다. 트레이드스테이션의 글로벌 시장 전략 책임자인 데이비드 러셀은 "오늘 PPI 데이터는 특히 서비스 부문에서 인플레이션의 흐름이 바뀌었다는 추가 증거를 제시했다"며 "최근 지수가 한번 더 꺾일 것으로 우려해 주식을 미리 매도한 투자자들은 좌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도매물가 6월 2.7%→7월 2.2%…9월 금리 빅컷 기대감
미국의 7월 도매물가가 예상보다 낮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중앙은행의 9월 금리인하를 바라는 목소리도 더 커져서 25bp가 아닌 50bp 인하 주장이 거세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미국 노동부 통계국은 7월 도매물가인 PPI가 전월에 비해 0.1%, 전년에 비해 2.2% 증가했다고 밝혔다. 다우존스 전문가 예상치는 0.2% 수준이었지만 집계치가 예상치를 하회한 셈이다. 변동성이 심한 식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PI도 헤드라인 수치와 같았다. 전년비 2.2% 상승률은 6월의 2.7% 대비 큰 폭의 하락이다. 식품과 에너지에 무역서비스까지 제외한 지표는 전월비 0.3% 상승했다.

소매물가의 선행지표인 도매물가가 예상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하반기 인플레이션 저감 전망도 밝아졌다.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금리인하에 나서기 위해 물가상승률이 낮아지고 있다는 보다 나은 지표와 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연준은 사실상 9월 13일로 예고된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정책을 전환(Pivot)할 의지를 보이고 있는데, 이제 월가는 그 인하폭이 25bp에 머물 것이냐 혹은 50bp까지 확대될 것이냐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증시가 하반기 예상보다 늦은 금리인하로 인해 경기침체를 우려하며 조정받는 와중이라 중앙은행의 이른바 '빅컷'을 원하는 것이다.

7월 PPI가 낮았던 이유로는 서비스 부문의 하락(-0.2%)이 손꼽힌다. 같은 기간 최종 수요재 가격은 2월 이후 가장 큰 폭인 0.6%나 상승했다. 주로 에너지 가격이 1.9% 급등한 데 따른 것이며, 이 중에는 가솔린 가격도 2.8% 상승했다. 그러나 서비스 영역에서 무역 서비스가 1.3% 하락했고, 기계 및 차량 도매 마진도 4.1% 낮아졌다.

도매물가는 낮아졌지만 내일 발표될 소비자 물가지수(CPI)도 비슷한 경향을 보일 지는 미지수다. 경제학자들은 헤드라인과 근원 CPI 모두 전월비 0.2%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노무라 "위기는 넘겼다"
(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재닛 옐런 미국 재무 장관이 4일(현지시간) 워싱턴 의사당의 상원 재정 및 일반정부 예산 소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인플레이션 하락을 위해 할 일이 더 많다”고 밝히고 있다. 2024.06.05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노무라는 미국 증시가 지난주 심리적 충격으로 급락한 이후 다시 반등하면서 위기를 넘겼다고 평했다. 특히 풀백(지수저점)에 위험을 무릅쓰고 매수에 나선 매크로 헤지펀드들이 최근 반등을 주도하는 데 도움이 됐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노무라의 시장 분석가 요시타카 수다는 새로운 매수 세력인 헤지펀드들이 없었다면 시장은 지금까지 내내 약세를 보였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다는 "체계적인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에 가해지는 하방 위험이 과거보다 훨씬 덜 심각하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11월 대선까지는 미국 경제에 대한 불확실한 전망으로 인해 변동성 수준이 높은 상태로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다는 "미국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시장이 경제 지표에 할당하는 이벤트 프리미엄도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며 "FOMC 위원들은 이미 미국 경제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주 CPI 발표에 할당된 이벤트 프리미엄은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내일로 예고된 CPI 발표 결과도 만약 오늘 PPI처럼 예상보다 낮은 수준이라면 증시가 랠리를 이어갈 거라는 기대다.
경영난 스타벅스, 브리또 성공신화 치폴레서 CEO 영입
침체에 빠진 세계최대 커피체인점 스타벅스가 선임된 지 1년 여 밖에 되지 않은 CEO(최고경영자)를 축출하고 신임 대표를 경쟁 레스토랑 체인에서 발탁했다.

이날 스타벅스는 현 대표인 락스만 나라시만이 16개월 만에 사임하고 신임 CEO로 브라이언 니콜 치폴레 대표를 맞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스타벅스 주가는 24.5% 넘게 상승했고, 반대로 치폴레 주가는 7.5% 하락했다.

시애틀에 본사를 둔 스타벅스는 오는 9월 9일부터 브라이언 니콜이 CEO 겸 이사회 회장을 맡기로 했다고 전했다. 사실 이번에 사임하게 된 나라시만은 스타벅스 창업주인 하워드 슐츠가 다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엄선한 전문 CEO였다.

스타벅스는 최근 사업이 침체되고 경영 리더십에 대한 주주들의 감시가 거세어지면서 어려움에 직면했다. 4월부터 카페 방문객이 감소하면서 올해 연거푸 재무 전망을 낮췄고 실제로 매출과 이익이 감소했다.

나라시만이 스타벅스를 이끈 이후인 2023년 3월부터 현재까지 스타벅스 주가는 약 22% 하락했다. 그러나 주요 기업 평균인 S&P 500 지수는 같은 기간 36% 상승했다. 이날 스타벅스는 CEO 교체만으로 지난 16개월간 잃었던 주가를 하루 만에 회복했다.

2021년부터 스타벅스의 회장을 맡았던 멜로디 홉슨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회사는 약 2개월 전부터 리더십 교체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며 "최근 브라이언 니콜을 낙점하고 교섭해왔다"고 전했다. CEO 교체에는 창업주인 하워드 슐츠 전 회장이 마지막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스타벅스는 최근 시장에서 주식을 매입한 일부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경영간섭 문제를 겪고 있다. 20억 달러 어치 주식을 매입한 엘리엇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는 경영진에 매출 감소와 운영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내놓으라며 강한 주장을 내놓고 있다. 최근에는 또 다른 투자자인 스타보드 밸류가 스타벅스에 지분을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번 CEO 교체와 신임 선정에는 행동주의 기관투자가들이 발언권을 얻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워드 슐츠를 비롯한 스타벅스 원로원들이 브라이언 니콜을 낙점한 것인데, 니콜은 2018년 치폴레 CEO가 되기 전까지 타코벨(Taco Bell)과 피자헛(Pizza Hut)에서 일하면서 업계를 평정해온 베테랑으로 평가된다.

최근까지 니콜의 리더십으로 성장을 구가해온 치폴레는 당장 위기에 빠졌다. 치폴레도 이날 니콜이 8월 말에 회사를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현 최고운영책임자인 스콧 보트라이트가 임시 CEO를 맡을 예정이다. 최근 은퇴 계획을 밝혔던 CFO(재무책임자)인 잭 하텅은 전략, 재무 및 공급망 부문 사장으로 무기한으로 남아 체제 전환을 도울 예정이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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