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영도 ‘럭키비키’ 불가, ★ 울리는 사생팬의 공포 [이슈와치]

이해정 2024. 8. 14.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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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의 상황에서도 긍정적 사고를 발휘해 "럭키비키"(비키=장원영의 영어 이름)라는 신조어를 만든 장원영마저 사생팬 문제에는 표정이 굳었다.

사생팬이란 특정 연예인을 쫓아다니며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심한 경우 신체 접촉이나 주거 침입 등의 범죄까지 벌이는 악질의 극성팬을 의미한다.

연예인이 직접 대치할 수 없어 손발이 묶인 동안 사생팬들의 범죄는 더 대담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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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영(뉴스엔DB)
왼쪽부터 간미연, 김재중(뉴스엔DB)

[뉴스엔 이해정 기자]

극한의 상황에서도 긍정적 사고를 발휘해 "럭키비키"(비키=장원영의 영어 이름)라는 신조어를 만든 장원영마저 사생팬 문제에는 표정이 굳었다.

사생팬이란 특정 연예인을 쫓아다니며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심한 경우 신체 접촉이나 주거 침입 등의 범죄까지 벌이는 악질의 극성팬을 의미한다.

사생팬의 시작은 H.O.T., S.E.S., 신화 등으로 대표되는 1세대 아이돌의 시초와 맞닿아있다. 1996년 H.O.T.가 데뷔하며 초유의 10대 팬덤 문화가 탄생했고 H.O.T.와 젝스키스, S.E.S와 핑클 등 라이벌 그룹이 순차적으로 데뷔하며 "우리 오빠" 또는 "우리 누나"를 지키려는 강력한 결속과 연대가 형성됐다. 이는 곧 내가 응원하는 팀이 아닌 외집단에 대한 반감, 또 그들을 응원하는 팬덤을 향한 반발로 이어졌다. 바로 이 지점에서 사생팬 문제가 발발했다. 그룹 베이비복스 간미연은 H.O.T. 멤버 중 한 명과 사귄다는 소문이 퍼지며 H.O.T. 사생팬으로부터 커터칼이 담긴 살해 협박 편지를 받는 등 곤욕을 치렀다.

간미연과 같은 피해는 시간이 흐르고 세대를 거치며 더욱 교묘해졌다. 대놓고 신변을 위협하는 대신 휴대폰 번호를 알아내 전화 테러를 하고, 무단으로 주거지를 찾아가고 심지어는 비행기 티켓까지 끊어 출국길에 동행하기도 한다. 단순히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을 쫓아다니던 수준을 넘어 사생활을 파헤치고 개인 정보를 알아내며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입힌다. 이러한 공격의 배경에는 연예인은 이미지 훼손을 걱정해 과잉 대응할 수 없다는 필연적 약점이 있다. 자칫 대응의 수위를 과도하게 높였다가는 사생팬이 아닌 정상 팬덤조차 실망시킬 수 있다는 리스크 요인이 있는 것이다.

연예인이 직접 대치할 수 없어 손발이 묶인 동안 사생팬들의 범죄는 더 대담해진다. 그룹 동방신기 출신 김재중은 활동 당시 잠든 채로 사생팬에게 키스 당하는 피해를 입었고, NCT 재현은 호텔 방에 무단 침입한 사생팬에 의해 호텔 방이 촬영된 영상이 유포되는 일이 있었다. 모델 한혜진, 가수 정은지, 배우 김태희-비 부부는 사생팬이 집에 무단으로 찾아오는 스토킹 범죄로 고통 받았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마인드를 잃지 않아 '럭키비키'라는 유행어를 만든 그룹 아이브 장원영조차 최근 "개인적인 시간을 보낼 때 태어나서 처음 보는 사람이 핸드폰이나 카메라를 밀어붙이면 당황스럽다"고 호소했다.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너무 가까우면 찔리고 너무 멀면 얼어 죽는 겨울 고슴도치의 모습에서 적절한 인간 관계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연예인과 팬의 거리라고 예외일까. 무턱대고 다가갔다가는 법의 가시에 찔려 '네가 사는 그 집'보다 구치소 안이 더 가까워질 수 있다는 걸 잊지 말자.

뉴스엔 이해정 hae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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