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가가 쏘아올린 `전동스쿠터` 논란…툭 하면 음주사고 `만연`

김세연 2024. 8. 14.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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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스쿠터? 킥보드?…일반 시민들 인식 부재
전동스쿠터 음주 사고, 2년새 30% '쑥'…실형 선고도
전문가들 "본인이 사용하는 제품 파악하고 써야"

[이데일리 김세연 기자] “전동킥보드는 안장이 없고, 전동스쿠터는 있다는 게 차이 아니에요?”

때아닌 전동스쿠터 논란이 일고 있다. BTS 멤버 슈가(31·본명 민윤기)가 술을 마신 후 전동스쿠터를 운전하다 적발되면서다. 개인형이동장치(PM)로 인정받을 수 있느냐에 따라 형사처벌 여부도 달라진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는데, 이러한 차이를 모르는 시민들이 상당수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전동스쿠터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반복되고 있어 안전불감증이 만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전동스쿠터와 같은 사고 위험성이 큰 기기를 구매할 땐 해당 기기의 성격을 분명하게 파악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PM 기준 모르는 시민들…인식 부재에 잇단 ‘전동스쿠터 음주사고’

원동기장치자전거는 말 그대로 `원동기가 달려 있는 자전거`를 뜻한다. 전동스쿠터나 전동킥보드 모두 이 개념에 포함된다. 도로교통법상 음주 상태에서 원동기장치자전거를 운전하다 적발하면 일반 자동차나 오토바이와 동일한 처벌을 받게 된다. 다만 PM은 음주운전 처벌 대상에서 제외된다. 형사처벌이 아니라 범칙금만 내면 된다. 시속 25km 미만, 총 중량 30kg 미만인 기기만 이에 해당된다.

하지만 문제는 일반 시민들은 자신이 PM을 사고 있는지도 모르고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실제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PM을 사용하면서도 이를 전혀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이모(24)씨는 “전동스쿠터는 개인 소유라 앉아서 타고 길거리에 있는 공유 킥보드는 저렴해서 서서 타는 건 줄 알았다”고 말했고 허모(23)씨도 “그냥 앉는 것과 서는 것 정도의 차이 아닌가. 법적으로 구분이 있는지도, 처벌이 다른지도 몰랐다”고 했다.

이 같은 인식의 부재는 음주 사고의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13일 경찰청과 한국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전동스쿠터 등 원동기장치자전거(PM 제외)의 음주 교통사고는 총 144건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3명이 숨지고 167명이 다쳤다. 코로나19가 주춤한 2021년(110건) 이후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같은 기간 전체 음주 교통사고가 감소세(1만4894건→1만3042건)를 보이는 것과 대비되는 수치다.

아울러 음주사고를 낸 전동스쿠터 운전자가 실형을 받는 사례도 꾸준히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6월 경기도 여주에서 무면허 상태이자 음주 상태로 전동스쿠터를 운전하다가 적발된 A씨가 징역 2년을 선고받았고, 같은 달 대구에서도 전동스쿠터를 운전하다 경찰의 음주 측정을 거부한 B씨가 징역 1년 및 벌금 30만원형을 받았다. B씨는 자신이 탄 기기가 ‘원동기장치자전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슈가 측이 당초 자신이 탄 기기를 ‘전동킥보드’라고 언급한 것과 유사한 사례다. 슈가가 탄 기기 역시 PM에 해당하지 않아 형사처벌 대상으로 조만간 경찰 소환 조사를 받고 ‘2년 이상 6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상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선고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BTS 슈가가 6일 밤 술을 마신 채 전동스쿠터를 타고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일대에서 이동하고 있다(사진=TV조선 방송화면 갈무리
“본인이 사려는 제품 성격 파악할 의무 있어”

다만 시중에서 판매되는 전동스쿠터의 정보가 불충분해 소비자가 혼란을 겪을 수 있는 정황도 확인된다. 법에서 PM 여부를 가르는 기준 중 중량은 배터리를 포함한 총 무게를 뜻하는데, 일부 판매업체는 배터리를 뺀 무게만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전동킥보드를 판매하는 A회사는 43kg에 달하는 100만 원대 제품의 중량을 배터리를 뺀 중량인 29kg로 명시하고 있다. 이 제품은 원동기장치자전거로 분류되지만, 규정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개인형이동수단(PM)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전문가들은 소비자가 사고의 위험성과 처벌 수위를 인지해야 하는 만큼 구매할 제품의 속도와 중량을 명확히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경일 법무법인 엘엔엘 변호사는 “개인적으로 사는 제품들은 속도나 중량을 (개인형 이동장치 기준에) 충족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속도가 느리고 중량이 적은 것은 오토바이 취급하기는 무리가 있다고 봐서 따로 개인형 이동수단으로 분리를 해 형사처벌을 면제한 거다. 원동기장치자전거로 분류되는 것들은 위험도가 좀 더 높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아람 법무법인 SC 변호사는 “제품 중량이 30kg 미만이라고 생각해서 구매했다고 해도 법령 적용이 배제되지는 않는다”며 “본인이 사용하는 제품의 중량이나 속도를 명확하게 파악하고 법에 맞게 사용할 의무는 본인한테 있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세연 (kit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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