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은 한다"…한동훈이 '김경수 복권 반대'로 얻은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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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김경수 전 경남지사에 대한 8·15 특별복권을 단행했다.
여당 대표로는 이례적으로 대통령의 고유권한인 사면·복권에 반대 입장을 밝힌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대통령에게 '할 말은 하겠다'는 당원들과의 약속을 지키는 동시에 당내 주도권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 대표는 이번 복권 반대로 당대표로서 '명분'과 당내 주도권을 얻었고, 윤 대통령은 한 대표의 반대에도 결론적으로 대통합 사면복권 뜻을 관철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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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김경수 전 경남지사에 대한 8·15 특별복권을 단행했다. 여당 대표로는 이례적으로 대통령의 고유권한인 사면·복권에 반대 입장을 밝힌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대통령에게 '할 말은 하겠다'는 당원들과의 약속을 지키는 동시에 당내 주도권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 대표는 전날인 13일 오후 김 전 지사의 복권이 확정된 뒤 기자들과 만나 "알려진 바와 같이 공감하기 어렵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다"면서도 "다만 이미 결정된 것인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미 당내 4선 중진 의원들이 지난 12일 한 대표와의 오찬에서 김 전 지사 복권은 맞지 않다고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는 등 당내에서 한 대표의 입장이 공감을 얻은 상황에서, 확전을 자제하겠단 의미로 읽힌다.
당 대표로서 당의 입장을 대통령실에 가감 없이 전달하되 대통령의 고유권한 행사도 존중하는 '전략적 차별화'를 택한 것이다. 이는 지난 전당대회에서 63%라는 압도적 지지율로 당선된 한 대표가 약속한 '당정관계의 수평적 재정립'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전당대회의 민심과 당심은 윤 대통령과 다른 목소리를 내란 것이었다"며 "그런 점에서는 전당대회에서 드러난 민심과 당심의 요구를 충실히 따랐다"고 평가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대통령 입장과 다를 때 자신의 목소리를 확실하게 낼 수 있다, 할 말은 한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또 국민의 눈높이와 같이 가겠다고 한 게 거짓말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고 했다. 이어 "김경수 전 지사는 민주주의를 파괴했단 점에서 그를 복권시키는 데 대해 보수 지지층뿐 아니라 중도층 여론도 안 좋다. 결과적으로 중도층으로 외연 확장과 함께 당내 주도권 측면에서도 성과를 거뒀다"고 분석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당원들의 스펙트럼이 다양한데, 이번 한 대표의 반대 입장에 호응한 쪽은 정통보수들에 가깝다.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것, 김 전 지사를 용서하면 안 되는 쪽"이라며 "한 대표가 이들을 대변하는 목소리를 냄으로써 용산과 투트랙 메시지로 균형을 맞추고자 하는 측면도 있었다고 본다"고 했다.
당정간 이견을 물밑에서 조율하지 못하고 윤 대통령과의 갈등을 표면화한 것은 여권 일각의 불안을 상기시킨 측면이 있지만, 한 대표로선 당내 주도권과 리더십을 회복했단 면에서 득점이 실점보다 많단 평가다.
다만 한 대표의 이러한 민주주의, 법치주의에 대한 '소신'이 선택적이라는 면에서 이번 복권 반대는 '자기 정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박창환 장안대 특임교수는 "그간 한 대표가 국민들이 공감하지 않는 사면 복권에 대해 한마디라도 해왔나. 여권의 국정농단이나 댓글 개입에 연루된 인사들이 국민들 앞에서 사과나 반성한 적이 있었나"라며 "한 대표는 자신의 대권을 위한 자기정치를 한 것일 뿐"이라고 했다.
한편 한 대표의 윤 대통령과의 차별화는 이제 시작일 뿐이란 분석도 있다. 한 대표는 이번 복권 반대로 당대표로서 '명분'과 당내 주도권을 얻었고, 윤 대통령은 한 대표의 반대에도 결론적으로 대통합 사면복권 뜻을 관철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한 대표의 진짜 시험대는 채상병 특검법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박 평론가는 "애초에 한 대표가 복권하지 말라고 대통령이 안 할 것도 아니었다. 한 대표도 자기 목소리를 내며 남는 장사를 했다. 결론적으로 윈윈"이라며 "한 대표의 진짜 시험대는 채상병 특검과 김건희 여사 특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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