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 오늘] “나는 가족이 없으니 대신 죽게 해달라”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1941년 7월, 나치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피수감자 한 명이 사라졌다.
탈옥을 의심한 나치 친위대 지휘관은 그 수용동에서 무작위로 10명을 끌어내 굶겨 죽이게 했다.
그는 "나는 나이도 많고 가족도 없으니 대신 죽게 해달라"며 나치 장교를 설득하는 데 성공했고, 나머지 9명과 함께 옥에 갇혀 그들과 함께 기도와 명상을 하며 물 없이 보름 가까이 버티다 나치에 의해 독극물 주사를 맞고 숨졌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941년 7월, 나치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피수감자 한 명이 사라졌다. 탈옥을 의심한 나치 친위대 지휘관은 그 수용동에서 무작위로 10명을 끌어내 굶겨 죽이게 했다.
폴란드군 육군 포로 프란치셰크 가요브니체크(Franciszek Gajowniczek, 1901~95)도 그렇게 끌려 나왔다. 그는 아내와 두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절규했다. 함께 수감돼 있던 만 47세 가톨릭 사제 겸 수도사 막시밀리안 마리아 콜베(St. Maximilian Maria Kolbe, 1894.1.8~1941.8.14)가 나섰다. 그는 “나는 나이도 많고 가족도 없으니 대신 죽게 해달라”며 나치 장교를 설득하는 데 성공했고, 나머지 9명과 함께 옥에 갇혀 그들과 함께 기도와 명상을 하며 물 없이 보름 가까이 버티다 나치에 의해 독극물 주사를 맞고 숨졌다.
러시아 제국의 영토였던 폴란드 즈둔스카볼라에서 태어난 그는 1907년 콘벤투알 프란치스코 수도회에 입회, 그레고리오대(물리학 박사)와 성보나벤투라대(신학 박사)를 졸업한 뒤 사제가 됐다. 1917년 성모기사회를 결성해 가톨릭 신앙의 독보성을 부정하던 프리메이슨 집단과 맞서며 복음을 전했고, 22년 월간지 ‘성모의 기사’와 35년 일간지 ‘작은 신문’을 발행해 전성기 월간지는 매달 100만 부, 일간지는 23만 부를 발행했다고 한다. 1930년 일본 등지로 해외 선교를 나섰다 결핵에 걸려 36년 고국으로 돌아왔고 39년 나치의 폴란드 침공 직후 자신의 수도원에 유대인 1,500여 명 등 폴란드 난민 4,500명을 들여 보호하다 나치에 발각됐다.
그의 희생은 가요브니체크를 포함한 수용소 생존자들의 증언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로마 교황청은 1971년 그를 복자로 시복하고 1982년 순교자-성인으로 시성했다. 그의 시복식과 시성식에는 그의 희생 덕에 살아남은 가요브니체크가 참석했다.
최윤필 기자 proose@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귀 배 가르니 500ml 생수병… "범인이 누구겠어?" 어부의 후회 | 한국일보
- '19살 차' 양준혁 부부, 임신 발표..."쌍둥이 중 한 명은 유산" | 한국일보
- 리디아 고, 파리서 한국 양궁팀 도시락 먹은 사연 | 한국일보
- "8월 14일에 난카이 대지진" 6년 전 예언 SNS 확산… 자칭 '시간여행자' | 한국일보
- '만취' BTS 슈가, CCTV 영상 공개... 순찰 중 경찰이 발견 | 한국일보
- 하와이 멸종위기종 연쇄 습격 사건…한국 어부, 용의선상에 오르다 | 한국일보
- 이효리·이상순 부부, 제주살이 마무리 "서울 집 인테리어 중" | 한국일보
- 까맣게 탄 '숯 치킨' 배달 항의에 "원래 그래요" 적반하장 | 한국일보
- 인천서 회식 후 실종된 20대…골프장서 숨진 채 발견 | 한국일보
- 설수진 "15kg 감량, 미스코리아 당시 몸무게 유지 중"...근황 공개 |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