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균의 어반스케치] 내 마음의 풍경 - 인사동

경기일보 2024. 8. 14.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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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의 전시 관람차 인사동에 왔다.

인사동 갈 땐 미리 전화해서 만나는데 내겐 나침반 같다.

내 마음의 풍경이라는 카페의 간판이 걸려 있는 골목길이 인사동의 전형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미래의 그해 여름, 그 뜨겁던 날을 돌아 나오며, 내 마음의 풍경, 인사동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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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의 전시 관람차 인사동에 왔다. 신작도 아닌 늘 보던 그림이 대부분이지만 전시장을 찾는 건 의무 같은 불문율이다. 시쳇말로 품앗이지만 전시의 이력을 쌓는 과정이니 축하의 의미가 크다. 작가라면 누구나 오프닝 때 많은 관객이 와서 북적대야 흥이 나지만 평일에 오는 관객도 반가울 것이다.

관람이 끝나고 후배와 축하의 뜻으로 밥도 먹고 막걸리도 한잔 축였다. 동행한 안나님은 서울 토박이다. 인사동 갈 땐 미리 전화해서 만나는데 내겐 나침반 같다. 시인 아버지와 사연 많은 어머니를 추억에 묻어둔 님은 착한 아들과 딸이 있다. 무엇보다 시집간 딸을 염려하는 마음은 내 일처럼 안쓰럽다. 혼자 걷는 지구별 여행이 가끔 힘들고 외로워 보이지만 가톨릭 신자인 님의 하느님은 그를 지탱하는 고귀한 힘이다. 몇 년 전 명동성당에서 님의 그림 한 점을 구매해 줘 많이 기뻐했던 모습도 선하다.

오늘은 함께 새로운 골목 개척에 나섰다. 내 마음의 풍경이라는 카페의 간판이 걸려 있는 골목길이 인사동의 전형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한옥 지붕과 나지막한 집들은 서정적이어서 좋다. 근처에 130년 승동교회가 보였다. 푸른 하늘에 십자가를 세워 놓은 교회가 고색창연하다. 별도의 공간에 자리한 붉은 벽돌의 종탑은 조형미가 너무나 멋져 한동안 감상에 젖었다. 탑골공원에서 자유를 방목하며 산책한다. 미래의 그해 여름, 그 뜨겁던 날을 돌아 나오며, 내 마음의 풍경, 인사동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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