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 없이 싸우면 일본이, 무기 들면 한국이 최강...이색 기준으로 본 올림픽
2024 파리 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다음 대회까지 다시 4년을 기다려야 하는 아쉬움에 조선일보 국제부가 올림픽을 다시 돌아봤다. 이번에도 종합 순위에서는 미국과 중국이 1·2위를 차지했지만 종목별로, 국가별로 다양한 기준을 적용하니 새로운 이모저모가 드러났다.
종합 순위는 8위였지만 한국은 ‘무기’를 사용한 종목에선 세계 최강이었다. 사격(총)·펜싱(칼)·양궁(활) 등 종목을 통틀어 10개의 금메달을 수확했다. 특히 양궁에서는 남녀 개인·단체전과 혼성 단체전까지 금메달 5개를 싹쓸이했다. 중국이 금메달 5개로 ‘무기’ 종목 2위에 올랐고 미국(금3)이 뒤를 이었다.
반면 무기를 사용하지 않는 격투(태권도·유도·레슬링) 종목에서는 일본이 압도적이었다. 일본은 레슬링에서만 금메달 8개를 휩쓸었고, 유도에서도 금메달 3개를 따내며 종주국 자존심을 지켰다. 이어 우즈베키스탄이 복싱에서 금메달 5개, 태권도에서 1개를 수확하며 2위에 올랐다.
구기 종목과 심사위원 채점으로 메달이 결정되는 종목(다이빙·체조 등)에선 만리장성의 벽이 높았다. 중국은 탁구를 필두로 배드민턴·테니스 등 구기 종목에서만 금메달 8개를 수확했다. 채점제 종목에서는 다이빙에 걸린 금메달 8개를 모두 쓸어가며 총 14개를 가져갔다. 미국은 세계 최강 ‘드림팀’을 꾸린 남녀 농구에서 정상에 올랐고, 남자 골프와 여자 축구에서 금메달을 추가하며 구기 종목 2위에 올랐다.
올림픽 종합 순위에는 인구와 경제 규모가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치지만 절대적이라고 볼 순 없다. 인구 1000만 이하 나라들도 이번 올림픽에서 저력을 과시했다. 인구 526만명인 뉴질랜드는 카누(금 4)를 포함해 사이클링, 여자 골프, 7인제 럭비 등 8종목에서 금메달 10개로 종합 11위에 올랐다. 헝가리(999만명)도 수영·펜싱·근대5종·태권도에서 금메달 6개를 땄다. 1인당 GDP(국내총생산)가 1만달러(약 1370만원) 아래인 나라 중에서는 우즈베키스탄이 금메달 8개를 수확해 종합 순위 1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번 올림픽은 국제 정세의 격랑 속에서 치러졌다. 세계 평화를 추구하는 올림픽이지만 자유주의·권위주의 진영 간 신(新)냉전,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으로 긴장감이 대회 내내 사라지지 않았다.
개막 일주일째였던 지난달 31일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암살당하면서 전 세계 무슬림 국가들이 동요했다. 파리에선 이스라엘 선수와 이슬람권 국가 출신 선수들 사이에 충돌이 생기기도 했다. 이슬람권 국가 성적을 보면 우즈베키스탄에 이어 이란(금 3)이 뒤를 이었다. 튀르키예와 이란 사이에 위치한 카스피해 연안국 아제르바이잔이 유도에서만 금메달 2개를 얻었고, 세계에서 무슬림 인구가 가장 많은 인도네시아는 클라이밍과 역도에서 금메달 2개를 획득했다.
전쟁을 치르고 있는 국가(내전 포함) 중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은 우크라이나였다. 역대 최소 규모(100명) 선수단을 보낼 수밖에 없었지만, 펜싱·복싱·높이뛰기에서 금메달 3개를 따냈다. 올림픽 기간 테러 위협에 시달렸던 이스라엘은 요트에서 금메달을 수확했다. 지난해 4월부터 정부군과 지역 무장 세력 간 충돌이 끊이지 않고 있는 에티오피아는 마라톤에서만큼은 ‘강국’임을 증명했다. 남자 마라톤에서 금메달, 여자 마라톤에서는 은메달을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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