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폭염에 가뭄까지...바다도 펄펄 끓어

(앵커)
연일 지속되는 폭염에 지친 분들 많으실 겁니다.

한반도가 거대 열돔에 갇히면서, 제주 육상뿐만 아니라 바다마저 펄펄 끓고 있는데요.

이 역대급 폭염, 태풍이 오더라도 쉽게 물러가진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권민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물탱크에 농업 용수를 옮겨 담는 작업이 분주합니다.

가뭄으로 메마른 밭에 물을 주기 위해 농민들은 절박한 마음에 새벽부터 나와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부창보 / 당근 농가
"새벽 3시부터 지금까지 (밭에 물) 주는 거예요. 싹이 안 트면 보험 처리가 안 돼서 어쩔 수 없이 지금 싹이라도 틔워볼까 하고 이렇게 고생하는 거죠."

이 당근 밭은 파종한 지 13일이 지났지만 이제서야 드문드문 싹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보름 넘게 비가 한 방울도 내리지 않으면서, 예년보다 일주일 가까이 늦어진 겁니다.

이계춘 / 당근 농가
"아이고 걱정이... 1년 농사인데 걱정이 이루 말할 수가 없지. (물 받으러 가면) 차가 몇 대씩 밀려서 가면 금방 길어올 수가 없어."

권민지 기자
"폭염에다 가뭄까지 이어지면서 도내 농가 곳곳에선 이렇게 때아닌 물 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가뭄과 함께, 제주의 폭염도 극심해지고 있습니다.

제주도 평균 폭염일수는 현재까지 13일로 2013년 이후 역대 2위를 기록했고, 곧 역대 1위를 경신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열대야도 평균 32일 가까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6월부터 9월 사이 평년 평균 열대야 발생 일수인 25.1일을 벌써 훌쩍 넘은 겁니다.

육상뿐 아니라 바다마저 펄펄 끓고 있습니다.

제주 연안 수온은 최고 31.9도로,

제주도 연안 전역에는 14일째 고수온 경보가 내려져 있습니다.

이에 도내 양식장 26곳에서 광어 5만여 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기상청은 덥고 습한 북태평양 고기압 위로 뜨겁고 건조한 티베트 고기압까지 확장하면서, 한반도가 거대한 열돔에 갇힌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최지영 / 제주지방기상청 예보관
"기압계의 변화에 따라 변동 가능성이 있으나 비가 내리면서 일시적으로 기온이 내려가겠고 비가 그친 후 다시 기온이 올라 무더위가 지속되겠으니..."

기상청은 한반도에 영향을 주는 태풍이 발생하더라도 일시적으로 폭염이 주춤할 뿐 무더위는 지속되겠다면서,

한동안은 찜통 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했습니다.

JIBS 권민지입니다.

영상취재 강명철

JIBS 제주방송 권민지(kmj@jibs.co.kr) 강명철(kangjsp@naver.com)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