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신문 활자에 로망 있었다…정치하며 언론자유 본질 편 서겠다"

한기호 2024. 8. 13. 23:2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국기자협회 창립 60주년 축사…"저보다 더 오래된 조직에 경외심 있다"
"어릴 때부터 신문 좋아해, 법대 신문사 기자 해봤다…공직 30년 언론 의식해와"
"뉴스편식, 가짜뉴스 확산 쉬워졌지만 언론인 신념과 불편한 질문으로 극복 기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창립 60주년 기념식에서 축사하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박종현 한국기자협회장과 우원식 국회의장,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등 참석자들이 13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창립 60주년 기념식에서 축하 떡을 자른 뒤 기념촬영 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13일 "정치를 하는 동안 제가 무슨 일이 있어도 그 본질에 대해선 '언론의 자유'의 편에 설 것이고, 그 과정을 통해 민주주의의 편에 설 것이라고 약속한다"고 밝혔다. 뉴스를 '편식'하기 쉬워진 언론환경에 "상대편 시각은 점점 신경쓰지 않게 되는 부작용이 있고 그 과정에서 가짜뉴스는 더욱 더 퍼지기 좋은 환경이 된다"면서도, 언론자유의 본질을 중시하겠단 다짐을 전했다.

한동훈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제60주년 창립 기념식에 참석해 "대한민국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여러분께 존경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처럼 축사를 했다. 했다. 창립 60주년을 나흘 앞두고 열린 이 행사엔 윤석열 대통령의 축사를 전하기 위해 참석한 이도운 홍보수석, 우원식 국회의장과 여야 지도부를 비롯한 정·관계와 언론계 인사 300여명이 자리했다.

한 대표는 "당대표로 선출된 이후 '외부 행사'로 나온 게 오늘 처음이다. 저도 이렇게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키는 근간인 언론인 여러분들 앞에서 첫 일정을 시작하게 된 것을 참 나름대로 의미있게 생각한다"며 "기자협회 창립 60주년을 축하드린다. 1964년에 창립되셨다고 하던데, 제가 태어나기 한 9년 전이다. 사람이 다 자기 기준으로 본다. 자기보다 더 오래된 조직에 대한 경외심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연 60년 동안 얼마나 많은 일이 있었겠나. 여기 박기병 (기자협회) 고문님도 제 옆에 앉으셨지만, 얼마나 많은 풍파와 얼마나 많은 또 투쟁과 거기서 승리와 패배가 있었겠나"라며 "(협회는) 지금까지 언론의 자유를 지키는 버팀목이셨다. 여러분들께서 약자를 대변하셨고, 또 새로운 문물을 소개하셨고, 역사를 목격하고 기록해 오셨을 것이다. 저는 어릴 때부터 신문을 참 좋아했다"고 전했다.

이어 "저희 우리 집에는 항상 신문이 폐지로 쌓이는 게 굉장히 많았다. 여러 가지 신문, 어떨 땐 한 7~8종 신문을 집에서 구독하기도 했다. 저희 아버지도 그러셨고, 저는 그걸 다 하나하나 읽는 걸 대단히 좋아했는데, 그러다 보니 제가 생각하고 있었던 것의 많은 부분을 결국은 이 신문을 통해서 배우게 됐다"며 "대학 때도 그런 경험 때문에 법대 신문사에 들어가서 신문기자를 해보기도 했다"고 떠올렸다.

한 대표는 "일종의 로망이었다. 활자에 대한 로망같은 게 있었다. 활자를 통해 뜻을 전하고 뜻을 이해하는 것에 대해서"라며 "그 이후 저도 공직생활을 하면서 한 20~30년간 언론 보도를 계속 보면서 살아왔다. 그리고 언론 보도를 의식하며 살아오는 직업에 있었다"고 검사 시절을 이야기했다. 그는 "처음 공직생활 할 땐 (오후) 7~8시쯤 가판이 나왔다. 가판이 나오면 조금 불리한 게 나오면 어떻게든 빼보려고 전화 돌렸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일을 저도 했었고, (언론사 측에서도) 또 잘 빼주셨고 그래서 '오히려 일부러 저렇게 (비판을) 세게 쓰시나' 이렇게 우리끼리는 그런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며 "그러다가 언론 환경이 정말 많이 변했다. 언론사에서 주는 걸 그대로 전부 다 객관적으로 소비하고 지면 배치까지도 의미있게 바라보던 시대에서 지금은 사실 유튜브나 알고리즘으로 자기가 원하고 입맛에 맞는 뉴스만 계속 소비되게 되잖나"라고 비교했다.

그러면서 "그러다 보면 (과거에 비해) 상대편의 시각은 점점 신경 쓰지 않게 되는 부작용들이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가짜 뉴스는 더욱더 퍼지기 좋은 환경이 된다"며 "그렇지만 저는 결국 잘 될 거라고 생각한다. 여러분이 60년을 이어오신 언론과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이 있고 거기에 대한 소명이 있기 때문에, 결국 저는 그 소명으로 이런 문제가 결국은 다 잘될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기대를 드린다"고 덧붙였다.

한 대표는 "사실 고백하자면 저는 상당히 오랜 기간 언론의 '취재 대상'이었다. 그러다 보면 언론에서 비판하는 기사도 보이고, 어떻게 보면 저희 입장에서 좀 부당해 보이는 비판도 상당히 많이 있다. 자기 기준으로 사람은 보지 않나. 물론 그중에 '부당하지 않은' 게 더 많았을 것인데, 처음 제가 느낄 땐 '이렇게 비판이 될 때 좀 시간이 가면 나아지겠거니' 이런 생각을 했다"면서도 "그런데 그렇지(둔감해지지) 않더라"라고 털어놨다.

그는 "이 시간이 가면 갈수록 비판받으면 불편하고, 더 약 오르고, 억울한 마음이 좀 쌓여갔다"며 "그렇지만 우리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 언론인 여러분께서 불편한 질문을 계속해야 하고, 그리고 저같이 중요한 공적 임무를 담당하는 사람은 그런 불편한 질문에 최대한 성실하게 답해야 한다. 그런 다짐을, 죄송하지만 매일은 아니지만 때때로 하고 있다. 그리고 그 다짐을 잃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저는 언론하고도 좀 불편한 일도 많이 있었다. 소송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데 제가 여기서 다짐하고 약속드릴 건 대한민국 언론이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민주주의를 지켜왔고, 그 본질적인 면에서 절대로 침해받고 훼손되지 않아야 한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며 "정치하는 동안 제가 무슨 일이 있어도 그 본질에 대해선 언론의 자유의 편에 설 것이고 그 과정을 통해 민주주의의 편에 설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