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잘되는 약?’ ADHD 치료제 처방 급증…“10대 오남용 우려”
[앵커]
주의력결핍장애, ADHD 치료제가 이른바 '공부 잘되는 약'으로 둔갑해 해마다 처방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마약류라서 치료 목적과 다르게 쓰면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지만, 서울 '강남 3구' 등 학군지를 중심으로 과다 처방되고 있습니다.
단속 현장을 김하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학원이 밀집한 서울 강남구 일대입니다.
식약처 조사관 2명이 한 정신건강의학과 의원으로 들어갑니다.
["현장 점검 나왔는데요. 원장님 좀 잠깐 뵐 수 있을까요?"]
ADHD 치료제 처방 건수가 전체 병·의원 중 손에 꼽을 정도로 많은 곳입니다.
식약처가 마약류 통합관리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이 병원은 최근 10개월 동안 ADHD 치료제를 과다 처방한 것으로 나타나 이번 점검 대상이 됐습니다.
재작년에도 식약처 '주의' 조치를 받았지만, 처방량은 크게 줄지 않은 거로 파악됐습니다.
[최정현/식약처 마약관리과 사무관 : "점검 내역을 바탕으로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서 오남용이 우려된 사항에 대해서는 수사 의뢰 등 조치할 계획입니다."]
이 의원이 있는 서울 강남구를 비롯해 서초, 송파 등 '강남 3구'는 전국에서도 가장 ADHD 치료제 처방률이 높습니다.
각성 효과 때문에 '공부 잘되는 약'으로 잘못 알려지면서, 학원 밀집 지역에서 유행처럼 번지는 모양새입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약의 효과 등에 대한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에만 전국에서 120만 건 이상 처방됐고, 특히 10대 비중이 크게 늘었습니다.
[송정은/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오히려 식욕 저하, 불면, 소화불량 혹은 심혈관계 부작용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에게 진단을 받으시고…."]
전문가들은 ADHD가 아닌 청소년이 복용할 경우, 성적이 오른다는 근거는 없다며 오히려 불안, 환각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KBS 뉴스 김하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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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은 기자 (han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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