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깜깜이 구매 안 통한다” 정부 모든 국내 시판차 ‘배터리 정보 공개’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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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국내에서 시판하는 모든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정보를 제조사가 자발적으로 공개하도록 권고하기로 했다.
실제 세계 전기차 배터리 선두 업체들이 생산한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에서 화재 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안전성 이슈가 부각하고 있다.
CATL 배터리 탑재 전기차의 화재 사고와 관련 업계에서는 향후 추이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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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완성차 업체는들은 사고 책임 부담과 영업 기밀 등을 이유로 해당 정보를 공유하는 데 소극적이었다. 특히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경우 저가에 낮은 품질 인식이 강해 수입차 업계는 침묵을 고수하고 있다.
화재로 인한 전기차 포비아(공포증)에 더해 중국에서 차를 조립하고 배터리까지 중국산을 사용하면서 품질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는 숨기고 싶은 비밀은 될 수 없을거로 보인다.
정부는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관계 부처 차관급 회의를 열고 배터리 관련 정보를 공개하도록 권고 하기로 했다. 최근 잇단 전기차 화재 사고로 전기차 소유주들의 불안이 커지면서 나온 조치다.
국토부는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의 제조사를 공개해 소비자가 알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며 현행 자동차관리법의 시행령이나 규칙을 수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보급된 전기차 중에서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이 다수인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산 배터리라고해서 화재 위험이 더 높은 건 아니지만 국산 대비 기술력이나 공정에서 발생할 차이를 우려하는 소비자는 상당수다.
실제 세계 전기차 배터리 선두 업체들이 생산한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에서 화재 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안전성 이슈가 부각하고 있다.
이는 비단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전기차 보급 초장기였던 2021년 노르웨이 홀멘에서 푸조 e-208 차량이 충전 중에 불에 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차량에는 세계 1위 배터리 업체인 중국 CATL이 생산한 NCM811(니켈 80%·코발트 10%·망간 10%) 배터리가 탑재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CATL의 배터리를 장착한 중국 광저우기차의 '아이온 S' 차량에서도 몇 차례 화재 사고가 보고된 바 있다.
중국 CATL, BYD 등이 니켈 함량이 높은 NCM 삼원계 배터리 보다 가격이 낮으면서 구조적으로 안정성이 높다는 이유로 채택한 LFP 배터리에서도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 보고서와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2020년 5월과 8월, 12월에 세계 4위 배터리 업체 BYD의 LFP 배터리를 탑재한 E5 순수 전기차와 전기버스 등에서 연이어 화재가 발생했다.
하지만 BYD는 화재 사고와 관련해 배터리 결함은 부인했다. 업계에서는 LFP 배터리가 NCM 배터리보다 발화에 안전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 드러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CATL 배터리 탑재 전기차의 화재 사고와 관련 업계에서는 향후 추이에 주목하고 있다.
한편 이번 전기차 화재 후 전기차 매물이 쏟아져 중고차 가격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날인 12일 기준 중고차 거래 사이트 케이카(K Car)에 따르면 청라 벤츠 사고 이후 7일까지 일주일 새 접수된 전기차 매도 희망 물량은 직전 일주일(7월 25~31일)에 비해 무려 184%나 증가했다.
K카 관계자에 따르면 차량 대수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 가운데 화재가 발생한 벤츠 EQE 시리즈 모델이 10% 정도로 알려졌다.
이처럼 매물이 단기간에 급증하면서 중고 전기차 가격은 브랜드 구분 없이 내려가는 추세다. 엔카에 따르면 이달 중고 전기차는 전월 대비 최소 1.97%에서 최대 3.36% 정도 하락했다.
이런 상황 전기차 수요마저 둔화해 자동차 업계는 현 상황이 장기화할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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