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가 된 할머니들…“위안부 피해자를 기억해요”
[KBS 전주] [앵커]
내일은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입니다.
전주에서도 할머니들을 기억하기 위한 전시회가 열렸는데요.
광복절을 앞두고 빚는 역사 갈등은 할머니들에게 내보이기 부끄러운 모습 아닐까요?
안승길 기자입니다.
[리포트]
하얗게 세어버린 길원옥 할머니의 입.
말로 꺼내긴 너무 시려 응어리째 삼킨 위안부 생존자의 기억이 묻혀 있습니다.
줄줄이 텅 빈 의자는 한 품고 떠난 할머니들의 빈자리, 몇 남지 않은 그들 곁에서 올해 다시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맞습니다.
[황채영/대구시 서구 ": 또래거나 저보다 어리거나 하셨을 텐데, 제가 그 입장이었다면 어땠을까? 빨리 해결되고 사과도 받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1991년 김학순 할머니가 첫 증언한 8월 14일을 기려 피해국 연대가 함께 정한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활동가들이 뜻을 모아 할머니들 삶을 작품에 담고, 전북 피해자의 목소리를 영상으로 전합니다.
[김형선/전북여성단체연합 사무국장 : "국가 기념일인데 모르는 분들이 너무 많으세요. 그런 분들께 기림의 날이 어떤 날인지, 우리가 여성 인권을 왜 보호하고 기억해야 되는지…."]
국가 기념일이 된 지 열두 해, 이튿날은 광복 79주년이지만 사죄와 기억의 공간엔 역사적 반목만 커져갑니다.
전북의 강제동원 피해자 박해옥 할머니 유족 등의 거부에도 한국이 대신 돈을 갚는 제 3자 변제를 고수하고, 일본 사도광산 유네스코 등재 앞에서도 무력했다 평가받는 우리 정부.
역사관 논란을 빚은 잇단 수장 임명은 결국 광복회의 광복절 기념식 불참 선언으로 이어졌습니다.
[이강안/광복회 전북지부장 : "친일 사관을 가진 사람이 독립기념관장으로 가면 죽었던 할머니들이 살아나서 가슴치고 울어야 하잖아요. 역사를 자꾸 뒤집어가는 세상이 돼서…."]
나비가 된 할머니들과 목숨 내건 독립 투사 앞에 어떤 게 부끄러운지 함께 곱씹을 때입니다.
KBS 뉴스 안승길입니다.
촬영기자:정종배
안승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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