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배달원 무릎 꿇린 경비원…동료 수백 명 ‘항의 시위’
[앵커]
요즘 중국에선 배달 노동자들이 인권을 존중해달라는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한 아파트 경비원이 아파트 시설 파손을 이유로 음식 배달원의 무릎을 꿇게 한 사건이 원인이 됐는데요.
또 다른 아파트에선 배달원의 발을 올가미로 묶는 일까지 나오며 시위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베이징 김민정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배달원 수백 명이 아파트 단지 경비원을 향해 사과를 요구하며 항의 시위에 나섰습니다.
["사과하라! 사과하라!"]
경비원이 고압적 태도로 대응하자 감정이 격해지며 고성이 오갑니다.
긴장이 고조되자 공안까지 출동했습니다.
["저 사람 나와서 두시간 동안 무릎 꿇게 합시다."]
배달원들이 시위에 나선 건 경비원이 한 동료 음식 배달원의 무릎을 꿇리는 일이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아파트 단지에서 배달하다 잔디밭 난간을 파손하자 경비원이 오토바이 키를 빼앗고 손해배상을 요구하며 무릎을 꿇게 한 겁니다.
["나와서 사과하지 않으면 배달음식 전부 다 저 사람 앞에 놓고가거나 문앞에 놓고갑시다! 아니면 주문을 받지 맙시다!"]
중국에서 일상이 된 배달 문화, 배달원 수만 천백40만 명이 넘을 정도입니다.
70% 가량은 농촌에서 도시로 올라온 20~30대 청년들입니다.
하지만 노동환경은 개선되지 않아 위험천만한 배달을 감수할만큼 시간에 쫓기는가 하면, 월 수입은 우리돈 100만 원을 조금 넘는 수준입니다.
이들에 대한 사회적 대우는 더 열악합니다.
지난달에는 후베이성에서 한 아파트 경비원이 등록하지 않고 출입했다며 배달원 발에 올가미를 거는 일까지 있었습니다.
[목격자 : "이 분은 사람이잖아요. 인권이 있고 인격이 있잖아요!"]
배달원들에 대한 인격 모독 행위들이 잇따르면서 중국 사회 내부적으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KBS 뉴스 김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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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기자 (mjnew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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