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 턱밑까지 치달은 산불…그리스, 긴급지원 호소
[앵커]
지난 주말 그리스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사흘째 이어지며 수도 아테네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강풍에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며 그리스 정부는 유럽연합에 긴급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파리 송락규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시뻘건 불길이 뒤덮은 주택가로 향하는 경찰 오토바이,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할머니를 부축해 대피를 돕습니다.
한순간에 삶의 터전을 잃게 된 할머니는 발걸음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습니다.
[마을 주민 : "(가야 해요!) 그럴 수 없어요."]
현지시각 11일 그리스 수도 아테네 인근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사흘째 확산하고 있습니다.
그리스 소방당국이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진화 중이지만, 고온건조한 날씨와 강풍 탓에 불길을 잡는 데 애를 먹고 있습니다.
이번 산불로 지금까지 여성 1명이 숨졌고 주민 수천 명이 대피했습니다.
[마리나 칼로게라쿠/주민 : "마음이 아파요. 우리는 숲에서 자랐기 때문에 큰 슬픔과 분노를 느낍니다."]
마라톤 발상지인 마라톤 마을은 물론 인구가 밀집한 수도 아테네까지 불길이 바짝 위협하자 그리스 정부는 EU에 긴급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바실리오스 바트라코지아니스/그리스 소방청 대변인 : "계속되는 발화와 점화가 매우 강한 바람에 의해 빠르게 확산하면서 새로운 화재 전선을 만들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이 소방 헬기 등 장비와 인력 급파를 결정했고, 다른 주변국들도 지원 여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그리스 등 지중해 연안 국가는 통상 여름에 자주 산불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최근 기후 변화로 인해 그 정도와 빈도가 유례 없이 악화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경고입니다.
파리에서 KBS 뉴스 송락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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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락규 기자 (rockyou@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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