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와이프 닮았어"...`말 더듬는` 트럼프, 머스크와 횡설수설
2시간 동안 대담하며 칭찬·공감 발언 쏟아내
"알맹이 없고 횡설수설…거짓말 많았다" 평가도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껄끄러웠던 과거를 접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12일(현지시간) BBC 방송 등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과 머스크는 이날 머스크 소유의 소셜미디어 엑스(X)로 생중계된 대담에서 2시간 내내 상대방에 대한 칭찬과 존경을 표현하며, 우호적인 분위기를 이어갔다. 이날 인터뷰는 엑스 사이트의 서버가 '분산 서비스 거부(DDoS)' 공격을 받은 후 43분 늦게 시작됐다.
예전에 전 세계가 우려하는 기후변화를 '사기'라고 깎아내리고, 전기차 지지자들에겐 "지옥에서 썩어야 한다"고 말하는 등 전기차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보였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머스크가 제조하는 전기차 테슬라를 "믿을 수 없을 만큼 훌륭한 상품"으로 표현했다.
머스크도 기후변화의 주범으로 지목된 석유·가스 등 화석연료 산업을 비판하는 것이 잘못됐다는 트럼프의 생각에 동조하는 발언을 했다.
머스크는 "우리는 특정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을 비판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저 지속가능성에 기울어 있을 뿐"이라며 "농부들에게 농사를 그만두게 하거나 스테이크를 먹지 못하도록 하는 것처럼 서두를 필요는 없다는 뜻"이라고 맞장구를 쳤다.
특히, 엑스를 인수한 뒤 트럼프 계정을 부활시킨 머스크는 이번 대담에서 전기차에 비판적이었던 트럼프와 트럼프 지지자들을 상대로 홍보 활동도 잊지 않았다.
머스크는 "우리는 환경보호주의가 여러분들의 고통을 의미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우리 차는 잘 운전하면 아름답고, 빠르게 운전하면 섹시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과거 껄끄러웠던 관계를 청산하고 급속도로 가까워진 두 사람의 관계를 고스란히 반영한 대담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몇 년간 전기차를 조롱하는 시각을 유지해왔다. 전기차는 중국에서 만드는 것이며 너무 비싸고 멀리 가지도 않는다고 비판했다.
트럼프는 재집권할 경우 취임식 첫날 전기차 확대 정책을 끝내겠다고 공언하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전기차를 반대하는 건 아니다"라며 전보다 유해진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머스크는 서로 인신공격까지 하며 날을 세우기도 했다. 트럼프는 머스크를 거짓말쟁이라는 비판했고, 머스크는 2022년 엑스에 트럼프가 퇴장해야 할 때라는 취지의 게시글을 올린 적이 있다.
머스크는 대담에 앞서 이번 행사가 열린 생각을 가지고 대선 투표에 관한 결정을 앞둔 독립적 유권자를 위한 것이라고 전제했다.
머스크 씨는 미국 국민들에게 카말라 해리스가 아닌 공화당 대선 후보에게 투표해 줄 것을 촉구하면서 "미국은 '갈림길'에 서 있으며, 트럼프를 선택하는 게 희망과 번영을 위한 투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트럼프는 "일론이 나를 매우 강력하게 지지했기 때문에 전기 자동차를 지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전에 그는 전기 자동차 지지자들은 "지옥에서 썩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지구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두 사람의 만남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혀 꼬부라지거나 심지어 말을 더듬는 모습을 알아차린 청취자들에 의해 혹평을 받았다. 트럼프는 '에스(s)' 발음이 포함된 단어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때문에 온라인에는 마이크 타이슨과 대피 덕으로 분장한 트럼프의 밈이 꾸준히 등장하기도 했다.
대담 중에는 트럼프가 부인 멜라니아 여사를 곤란하게 만들 만한 순간도 있었다. 그가 머스크에게 "대선 경쟁자인 해리스 민주당 후보가 내 아내와 닮았다"고 말한 것이다.
카밀라 해리스는 언론 매체와의 일대일 인터뷰를 오랫동안 거부해왔다. 그럼에도 타임지는 '그녀의 시간'이란 제목으로 표지에 해리스의 얼굴 그림을 사용한 기사를 실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타임지 표지에 나온 해리스 사진을 논하면서 "그녀는 지금까지 살아온 가장 아름다운 여배우처럼 보인다. 실제로 그녀는 위대한 영부인 멜라니아와 매우 닮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두 사람의 대담에 대해 주요 언론은 '알맹이가 없었다'고 혹평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날 대담이 이미 트럼프를 지지하는 우파 유권자들을 위한 행사로 바뀌어 있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횡설수설했다"고 표현했고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와 머스크의 대화는 트럼프의 견해 외에 새로운 정보를 거의 제공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CNN방송 등 미국 언론들은 또한 이날 대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소 20여개의 거짓 주장을 늘어놓았다고 보도했다.
이들 매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근거 없이 민주당 대선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국경 차르'로 칭했고, 바이든 대통령 재직 중 불법적으로 국경을 넘어 미국에 들어온 이민자 수를 실제보다 많이 부풀려 2000만명에 달한다고 전하는 등 '팩트체크'에 나서기도 했다.
또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말미에 머스크를 칭찬하면서 대담 청취자 수를 6000만명 이상이라고 했지만, 당시 청취자 수는 110만명 정도였다.
가디언은 대담 관련 기사의 제목을 "머스크-트럼프의 X 인터뷰, 행성 크기만한 두 자아의 놀랍도록 지루한 만남"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이 신문은 또 본문에서 이날 대담이 예상대로 '불량한 남성성과 숨 막히는 허위'로 이뤄졌다면서, 세상의 질서를 바로잡겠다고 말하는 취객 두명과 함께 술집에 앉아있는 것처럼 따분했다고 비판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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