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증 들고 서약?”…가족신상도 주고 마약 유통 가담
[앵커]
태국과 베트남에서 마약을 밀수해 국내에 유통한 조직원 수십여 명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들 대부분은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온라인 광고를 보고 범행에 가담했는데, 조직원이 되기 위해서 가족의 신상 정보를 담보로 넘기기도 했습니다.
이원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자신의 신분증을 들고 무언가를 서약하는 사람들.
["문제가 생길 시 저의 집에 마약 배달이 오는 것에 동의하며…."]
가족의 신상을 제공하겠다는 말도 합니다.
["저의 신상과 제 가족의 모든 신상을 마약 밀수에 사용하는 데 동의합니다."]
모두 마약 유통 조직이 자신의 조직원들을 상대로 요구한 영상들입니다.
온라인 광고를 통해 고액 알바가 있다며 사람들을 유인해, 이런 서약을 받고 마약 배달을 시킨 겁니다.
마약을 국내에 반입하거나 배달할 때마다 최대 수백만 원까지 준다는 말에, 20대 사회초년생 등이 범행에 가담했습니다.
경찰은 이 같은 혐의로 마약 조직원 86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34명을 구속했습니다.
이들은 해외 총책이 태국과 베트남 현지 조직을 통해 구한 마약을 유통했는데, 처음엔 마약을 단순 배달하는 역할을 하다, 나중엔 밀수책까지 맡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양문종/수원중부경찰서 형사과장 : "현지에서 배 위에 마약을 숨기고 복대를 이용해서 은닉하거나 속옷 등에 숨기고 국내로 들어오는 방법으로 밀수를 했어요."]
밀수된 마약은 특정한 장소에 숨기고 나중에 구매자가 찾아가는 이른바 '던지기 수법'으로 유통됐습니다.
서울의 한 주택가입니다.
평범한 주차 턱처럼 보이는 물체가 있는데요.
일당은 이 밑으로 마약을 숨겨두고 구매자들에게 찾아가도록 했습니다.
경찰은 이들로부터 시가 9억 원 상당의 마약을 압수하고, 해외 총책의 행방을 쫓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원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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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희 기자 (212@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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