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 '의대 공모 참여' 주장한 김문수…순천시·순천대와 협의 없었다
당초 전라남도 의대 공모 방침에 강력한 반대 입장을 보여오던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순천·광양·곡성·구례 갑)이 돌연 지역 정서와 동떨어진 '공모 참여'를 주장하면서 지역사회의 커다란 논란을 불러왔다.
특히 지역 최대 현안 문제를 놓고 한 목소리를 내던 지역 내 이해 당사자들과 협의 과정도 없이 손바닥 뒤집듯 입장을 선회한 것을 놓고 거센 비판이 일고 있다.
김문수 의원은 12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순천대 의대 유치를 위해 즉각적인 전략 전환이 필요하다"며 "현 단계에서 전라남도 공모 절차에 불참하는 것은 순천대 의대 유치 가능성을 사실상 0%로 만드는 행위"라고 공모 참여를 주장했다.
김 의원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노리는 선수가 예선에 참여하지 않고 결승만을 기대하는 것과 같다"며 "순천대가 공모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의대 유치 실패의 책임을 피할 수 없고, 이는 전남 동부권 도민들과 순천 시민들이 더 나은 의료 서비스를 받을 기회를 잃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김 의원의 이같은 입장 변경은지역사회와 아무런 협의없이 독단적으로 이루어지며 반발을 불러왔다.
순천 지역사회의 전남대 의대 공모 불참은 5자합의에 의해 결정된 사항이란 점에서 입장 변경시 당사자들과 다시 한번 논의를 통해 입장을 정하는 것이 상식적이기 때문이다.
앞서 순천시장과 순천시의회 의장, 순천대학교 총장, 순천지역구 국회의원(김문수·권향엽 의원)은 지난 5월 7일 순천시청 소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자 합의를 통해 전남도의 일방적인 단일의대 공모 강행에 반대하는 공동 입장문을 공식발표했다.
또 김 의원은 지난 5월 31일 개인 SNS를 통해 전남도 공모 불참을 강력하게 표출한 바 있으며 6월 국회의원회관에서 "전남도의 일방적인 의대 공모는 목포대를 주기 위한 수순에 불과하다. 권한이 없는 전남도는 손을 떼라"고 비판 성명을 내기도 했다.
이러한 지역 정치권과 순천대의 하나된 목소리에 순천은 물론 동부권 6개 시·군에서도 동부권 의대 신설에 힘을 실어 줬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순천갑 지역위원회는 순천대학교 앞에서 천막 당사를 운영하, 소속 시·도의원들은 삭발식까지 감행하며 전남도의 불공정한 의대 공모 강행을 규탄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12일 김문수 의원은 5자합의와는 달리 순천대가 전남도의 공모에 참여해야 한다는 내용을 발표하면서 지역 내 혼란을 가중시켰다.
이같은 소식에 시민들은 "순천시, 순천대와 함께 협력해도 의대 유치를 장담 하지 못하는 상황에 불공정 우려가 있는 전남도의 손을 들어주는 행태는 누구를 위한 정치를 하는 거냐"며 "순천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문제를 마치 정답을 발표하는 것처럼 독단적으로 행동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또 "지역의 생명권과 명운이 달린 의대 문제에 대해 입장을 바꾸려면 다시 5자합의 등을 거쳐 의견을 모아야 함에도, 한 지역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일방적으로 손바닥 뒤집듯 개인의 생각을 표출하는 것은 지역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분노했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한목소리로 전라남도 의대 공모의 불공정성 문제를 제기해왔던 정치권에서 (국회의원의 발언으로) 균열 현상을 보이면서 지역사회에 불안함을 야기하고 있다"며 "대중 정치인으로서 지역사회의 다양한 의견을 하나로 모아내고 신중하게 의견을 제시해 주길 원했는데, 이 부분이 아쉽다"고 말했다.
공모 불참에서 참여로 입장변화 배경을 묻는질문에 김 의원은 "교육부 장관에 대한 질의 과정 등을 통해 순천대가 (공모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유치 자체가 무산되는 것을 걱정했다"며 "순천시와 순천대 등과 협의는 없었지만 정치적 소신에 따라 참여하자는 쪽으로 입장을 바꾸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이해 당사자인 순천시는 "대응할 가치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고, 순천대 관계자는 "전남도의 추진 현황을 보면 목포대에 의대를 확정짓기 위한 수순을 보는 것 같다"며 "공모에 신청하면 순천대는 오히려 100% 떨어지는 만큼 절대 응할수 없다"고 밝혔다.
반면 전라남도는 13일 기다렸다는 대변인 명의의 입장문을 내고 김문수 의원의 공모 참여 촉구를 환영하고 나섰다.
한편 지난 9일 전남도 의대 공모를 위한 용역사의 주민 설명회가 전남도청 동부청사에서 열렸으나 순천대와 순천시는 불참하고 목포대와 주민들만으로 진행돼 반쪽 행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지정운 기자(=순천)(zzartsosa@hanmail.net)]
Copyright © 프레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사도광산 협상 대표, 현장에 안 가고 건물도 몰라…강제성 문제에 '졸속' 협상 지적까지
- [단독] 안창호 "차별금지법, 신체 노출 따른 성 충동으로 성범죄↑"
- 정부, 참사 51일 만에 "아리셀 법 위반 65건 적발"…유족 "땜질 처방"
- 백악관 "이란, 이번 주 이스라엘 공격 가능성"…보복 지연 까닭은?
- 국회의장, '뉴라이트' 김형석 논란에 "대통령이 혼란 매듭지어야"
- '김경수 복권'에 與 투톱 갈림길…한동훈 "공감 어렵다" vs 추경호 "필요한 용단"
- 이재명, 김경수 복권에 "국민과 민주당 위해 큰 역할 기대"
- "군사경찰, '얼차려 훈련병' 유가족 호소에 '씨X' 욕설"
- 최재성 "한동훈 입장에선 김경수보다 이재명이 편할 수 있어"
- 尹대통령, '김경수 복권' 포함 광복절특사 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