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뉴라이트 논란 소명” 임명 철회 일축
광복절 ‘반쪽 경축식’ 예고
역사 인식 후폭풍 거셀 듯
대통령실은 13일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에 대한 임명 철회 요구에 선을 그었다. 대통령실은 김 관장의 뉴라이트·우편향 논란이 충분히 소명됐다고 봤지만 독립운동 관련 단체와 야당의 비판은 확산 중이다. 정부 주관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은 ‘반쪽 개최’가 사실상 확정돼 윤석열 정부의 역사 인식을 두고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독립기념관장 본인이 기자회견을 통해 관련 논란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부 행사가 원활하게 개최되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광복회는 앞서 김 관장을 ‘뉴라이트’ 시각의 학자로 지목하면서 이를 윤석열 정부의 ‘건국절’ 제정 추진 신호로 판단해 임명 철회를 요구해왔다. 김 관장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어 건국절 제정을 추진할 뜻이 없다면서 “저는 일제 식민지배를 옹호한다는 의미로 말하는 뉴라이트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김 관장 회견으로 건국절 제정 추진 의혹, 뉴라이트 논란이 모두 소명됐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김 관장 임명을 철회할 근거도 없다는 입장이다. 건국절 제정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윤석열 대통령 입장도 명확하다고 했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 등이 이런 입장을 이종찬 광복회장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최근 참모들에게 “먹고살기 힘든 국민에게 건국절 논쟁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라고 말했다고 한다.
광복회 등은 김 관장 관련 논란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본다. 저서 내용과 과거 발언 등을 보면 뉴라이트 계열 인사라는 점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는 만큼 임명을 철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국절 제정 역시 대통령실이 공개적으로 ‘추진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방식 등으로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맞섰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대통령께서 나서야 한다. 국민이 왜 걱정하고 비판하고 또 분노하는지 겸허하게 돌아봐야 한다”고 김 관장 임명 철회를 촉구했다.
야당은 윤 대통령을 ‘밀정’에 비유하며 김 관장 사퇴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백범 김구 선생의 증손자인 김용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용산 그 자체가 밀정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도 KBC 뉴스 인터뷰에서 ‘윤석열 정부에는 일제 밀정이 있지 않은가’라는 이 광복회장 말을 인용해 “그 밀정이 윤 대통령 아닌가 이렇게까지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신동욱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은 도대체 무슨 근거로 김 관장을 뉴라이트 극우 인사로 몰아가고 윤석열 정권을 밀정 정권이라고 단정 짓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결국 올해 제79주년 광복절에는 역대 최초로 정부 주관 경축식과 광복회 주관 기념식이 각각 따로 열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유새슬·박순봉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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