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면죄부’ 5차례 걸쳐 완성

정대연·김혜리·이창준 기자 2024. 8. 13. 20:3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 5번째 특별사면
조윤선·안종범 포함 1219명
MB 정부 ‘댓글조작’ 원세훈
김경수 전 경남지사도 ‘복권’

윤석열 대통령이 광복절을 앞두고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등 이명박·박근혜 정부 여론조작 사건 책임자들과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으로 유죄가 확정된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특별사면·복권했다. 윤 정부 들어 5번째 단행된 이번 사면에도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국기문란 사건 관련자들이 다수 포함돼 ‘국정농단 면죄부 주기’가 사실상 완성됐다.

정부는 13일 중소기업인·소상공인, 청년, 운전업 종사자 등 서민생계형 형사범과 특별배려 수형자, 경제인, 전직 주요 공직자, 정치인 등 1219명에 대해 오는 15일 0시부로 특별사면을 단행한다고 밝혔다. 운전면허 등 행정제재 대상자 41만7260명은 특별감면 조치를 받았다. 모범수 1135명은 14일자로 가석방된다.

이번 특사는 윤 대통령 재임 2년3개월 내 5번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3번, 문재인 전 대통령은 5번의 특사를 단행했다.

이명박 정부 때 ‘국정원 댓글조작 사건’ 등으로 징역 14년2개월이 확정된 원 전 국정원장은 윤 대통령 취임 첫해인 2022년 12월 감형됐다가 지난해 8월 가석방됐고, 이번에 잔형 집행 면제 및 복권을 받았다. 박근혜 정부 시절 정부에 비판적인 인물·단체를 지원 대상에서 배제한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징역 1년2개월을 확정받고 복역한 조윤선 전 정무수석도 사면·복권됐다. 청와대가 보수단체를 불법 지원한 ‘화이트리스트’ 사건으로 복역한 현기환 전 정무수석,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한 갈래인 대기업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강요 혐의로 복역한 안종범 전 경제수석 등 박근혜 정부 핵심인사들도 복권됐다.

여론조작에 관여한 전직 경찰 고위 관계자들도 이름을 올렸다. 박근혜 정부 시절 정보경찰을 동원해 총선에 개입한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강신명·이철성 전 경찰청장, 이명박 정부 때 댓글 여론조작에 관여한 혐의로 유죄를 확정받은 조현오 전 경찰청장 등이다.

야권 인사로는 19대 대선을 앞두고 드루킹 일당과 공모해 포털 사이트 댓글을 조작한 혐의로 징역 2년의 유죄가 확정된 김경수 전 지사가 복권됐다. 김 전 지사는 형기가 5개월여 남은 2022년 12월 잔여 형기를 면제받고 출소했는데, 복권되지는 않은 상태였다. 김 전 지사는 이번 복권으로 2026년 지방선거, 2027년 대선 등의 출마 가능성이 열렸다.

원유철·엄용수·염동열·신학용·권오을·이군현·홍일표·박준영 등 전직 국회의원 13명도 복권됐다. 기업 경영인은 15명 포함됐다.

정부는 “그간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여론 왜곡 관련자들에 대해 여야 구분 없이 사면을 실시해 그로 인한 정치적 갈등 상황을 일단락하고 국익을 위해 통합해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정대연·김혜리·이창준 기자 hoan@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