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왜곡 선전 자처하는 공영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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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노트북에 붙은 세월호 추모 리본 스티커가 메인뉴스 생중계에 등장하자 모자이크 처리한 KBS가 이번에는 광복절 기획으로 이승만 미화 다큐멘터리 '기적의 시작' 편성에 나섰다.
최근 임명된 독립기념관장의 뉴라이트 논란으로 광복회 등 독립운동가 단체들이 광복절 기념식 보이콧을 선언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가운데 KBS의 이승만 미화 다큐 편성은 정부 차원의 '역사 전쟁'에 공영방송이 선전도구가 되기로 작정했다는 의심을 지우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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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오 사설] 미디어오늘 1464호 사설
[미디어오늘 미디어오늘]
기자 노트북에 붙은 세월호 추모 리본 스티커가 메인뉴스 생중계에 등장하자 모자이크 처리한 KBS가 이번에는 광복절 기획으로 이승만 미화 다큐멘터리 '기적의 시작' 편성에 나섰다. 영화진흥위원회에서 “객관성 결여”를 이유로 독립영화로 인정하지 않은 다큐를 '독립영화관' 프로그램에 편성했다. '독립영화관'이 추구하는 것은 다양성이지 419 혁명과 제주 43 사건의 역사성을 부정하고 친일파독재자란 평가 대신 '건국의 아버지'로 미화하는 왜곡이 아니다.
최근 임명된 독립기념관장의 뉴라이트 논란으로 광복회 등 독립운동가 단체들이 광복절 기념식 보이콧을 선언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가운데 KBS의 이승만 미화 다큐 편성은 정부 차원의 '역사 전쟁'에 공영방송이 선전도구가 되기로 작정했다는 의심을 지우기 어렵다. 2013년 518 북한군 개입설이 TV조선과 채널A 방송을 통해 공론장에 들어왔듯이 이번 다큐 편성의 본질도 친일독재에 대한 역사적 평가를 '논란'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KBS는 이명박정부 시절이던 2011년에도 '역사 왜곡' 논란 속에 백선엽 2부작 다큐, 이승만 3부작 다큐 편성을 강행했다. 박근혜정부 시절이던 2015년엔 친일 행적자 훈장 수여가 이승만박정희 정부 때 집중됐다는 내용의 '시사기획 창-친일과 훈장' 편이 불방 사태를 겪었다. 보수 정부 시절마다 KBS가 논란을 반복하는 모습은 공영방송이 정부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최근 KBS를 가리켜 원로 언론인들이 “윤(尹)영 방송도 모자라 친일 방송”이라며 개탄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돌이켜보면 윤 대통령이 임명한 방송통신위원장부터 일본군 위안부 동원이 강제적이었는지 자발적이었는지 묻자 “논쟁적인 사안”이라고 답했다. KBS 경영진만 비판해서는 해결될 수 없는 문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역사 왜곡 선전을 자처하는 공영방송을 둘러싼 모든 구조적 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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