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체육의 힘’ 보여준 태극전사… “꿈나무 육성 속도내야” [심층기획-돌아보는 2024 파리 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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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 올림픽에 출전한 대한민국 선수단은 1976 몬트리올 대회 이후 최소 규모였지만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호성적을 거두며 환호 속에 돌아왔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정례브리핑에서 "파리 올림픽에서 성과를 낸 지금이 체육정책을 새로 다듬을 적기"라며 "생활체육과 엘리트 체육 등을 확실하게 정리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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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체육 기조 전환 이후 성적 저조
엘리트 체육 강화 목소리 다시 커져
파리서 예상 깨고 금메달 13개 수확
“정책 유지… 생활체육 양 확대해야”
개인 맞춤형 훈련 중시 Z세대 주축에
협회·코치진과의 소통 과제로 떠올라
금의환향 2024 파리 올림픽 폐회식 기수였던 금메달리스트 태권도 박태준(오른쪽)과 동메달리스트 복싱 임애지 등 한국 선수단이 1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인천공항=연합뉴스 |
하지만 한국이 이번 올림픽에서 예상을 깨고 13개의 금메달을 가져오면서 체육정책은 다시 한 번 혼란에 빠지는 분위기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정례브리핑에서 “파리 올림픽에서 성과를 낸 지금이 체육정책을 새로 다듬을 적기”라며 “생활체육과 엘리트 체육 등을 확실하게 정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올림픽을 통해 생활체육의 힘이 드러난 만큼 기존 정책 기조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동호 스포츠평론가는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2020 도쿄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들이 부진했던 건 정책실패가 아니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그 시절 한국 선수들은 강력한 방역 정책에 국제대회에 나서지 못한 데다가 진천선수촌까지 폐쇄하면서 선수들이 제대로 훈련하고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이번 올림픽을 통해 증명된 것처럼 생활체육의 양을 확대해 그 안에서 엘리트 스포츠의 질을 뽑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책방향과 함께 Z세대 선수들과 소통 역시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번 올림픽에서 16명의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했고, 이 가운데 62.5%(10명)가 2000년대생일 정도로 대표팀 연령이 어려졌다. 장재근 선수단 총감독이 “세대교체가 잘 이뤄졌다”며 “사격과 유도, 수영 등에서 젊은 선수들이 나와 앞으로 한국 엘리트 체육을 이끌고 갈 자양분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2000년생과 기성세대는 서로 다른 가치관을 갖고 있다. 줄어드는 인구 속에 Z세대(1990년대 중반∼2010년대 후반 출생) 선수들은 과거 세대와 다른 방식으로 훈련했다.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곧바로 코치나 감독에게 문제를 제기하며 자신에게 맞는 방향을 찾았다. 김연아는 두 번의 올림픽을 앞두고 선수촌이 아닌 개인 숙소에 머물며 대회를 준비했다. 하지만 일부 기성세대는 이런 행동에 특혜라며 불편함을 느낀다. 황희태 남자 유도 대표팀 감독은 “일부 선수들은 인권을 특권으로 여긴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코치진과 선수, 협회 모두 생각이 다른 상황에서 이들을 중재하는 역할을 할 대한체육회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상황이다. 하지만 대한체육회의 행보를 보면 걱정이 앞선다. 대한체육회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선수들의 휴식을 보장하겠다며 특정 시간 인터넷을 끊었고, 투기 종목이 부진한 이유는 정신력 결여에 있다며 선수들과 함께 해병대 극기훈련을 떠나기도 했다. 여기에 한국 선수단의 실력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따라오는 상황이다.
최 평론가는 “금메달 예상이 크게 빗나간 건 대한체육회의 실력이 그 정도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라며 “스포츠 과학을 활용해 훈련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또 어떻게 투자하고 어떻게 육성할 것인지를 처음부터 생각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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