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성 서울 중구청장 “서울 600년 역사, 글로벌 콘텐츠화…세운 개발로 도심 활력 조성 병행”
명동관광특구에 전광판 사업
도심 공동화 막을 고밀 개발 등
“지역사회 기여 요소 발굴 최선”
“세계인이 모여 특별한 명동이 올 하반기에는 빛으로 환하게 바뀔 겁니다. 대형 전광판만 들어오는 게 아니라 보행 환경도 달라져요. 그래서 외국계 기업들의 관심이 더 크죠.”
지난해 말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으로 지정된 명동관광특구는 최근 여행수요 회복에 서울 대표 외국인 관광지의 명성을 되찾고 있다.
지난달 31일 집무실에서 만난 김길성 중구청장은 “명동을 비롯해 600년 넘는 역사를 가진 도심 공간은 한국을 알리는 콘텐츠”라고 밝혔다.
미국 뉴욕의 타임스스퀘어처럼 광고판이 상징인 ‘명동스퀘어’를 만들기 위해 기업 등과 민관합동협의회를 구성하고, 진행 과정을 일원화할 사무국도 꾸렸다. 수익의 20%는 공공사업을 위한 기금으로 쌓는다. 김 구청장은 “공공에서 조성한 새로운 기회의 공간이 지역사회에 기여해야 한다”며 “미디어아트 등 제작에 필요한 규정을 정해 연말 전광판 사업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심 전통시장에 점포·제품 구성 등을 책임질 MD(상품책임자) 제도를 도입한 것도 시장을 콘텐츠로 전환하려는 취지다. 남대문·동대문·중부·방산시장 등 전통시장부터 골목형 시장 상점가까지 40여개 지역 시장에 상인 대표와 기획·관광·홍보·마케팅 전문가가 참여하는 전문기구 ‘상권발전소’를 만든 이유다.
김 구청장은 취임 후 지난 2년간 생각보다 빠르게 목표를 달성해 성과를 낸 사업들이 많다고 했다. 이에 “임기 후반은 주민과 도심을 찾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요소들을 발굴하는 데 힘을 쏟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최대 성과로 꼽는 남산 고도지구 제한 완화는 “서울시의 확고한 의지 덕분”이라며 “아직 고도제한 완화 이후 그림이 구체적으로 나오지는 않지만 역세권을 중심으로 도심 재개발 욕구들이 어떻게 일어날지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김 구청장은 변화에 대한 기대가 가장 큰 세운지구에 대해 “최근 몇년간 초고층 건축물 등 고밀 개발의 방향성이 설정된 것 자체로 큰 의미”라고 전했다.
그는 “세계 대도시의 구도심을 보면 폐허가 된 곳들이 많은데 도시는 가꾸지 않으면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며 “세운지구 계획은 서울의 도심은 그렇게 두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이자 도심 공동화 현상을 막을 수 있는 장치”라고 설명했다. 또 “민간의 움직임과 지자체의 인허가, 금융 조건 등의 타이밍이 맞지 않아 지금은 주춤한 상황이지만 때가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구의 상징이기도 한 남산을 주민들이 완전한 생활권으로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정책 마련에 집중하겠다.
김 구청장은 “남산을 따라 신당역·청구역·약수역·버티고개역 인근에 인구 70%가 살지만 정작 녹지 접근성은 떨어졌다”며 “남산을 앞마당으로 둔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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