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푹 찌는 폭염에 보일러를?…더위가 재난인 사람들
에어컨 없이는 견디기 힘든 폭염이 계속되고 있죠. 그런데 이런 날씨에 에어컨도 없는 반지하에서는 습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보일러를 켜야 한다고 합니다.
더위가 재난인 사람들의 이야기, 신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대문에서도 한참을 걸어 내려가야 하는 다세대주택 반지하입니다.
바닥에서는 더운 열기가 훅 끼쳐옵니다.
습기를 없애기 위해 보일러를 켜 놓은 겁니다.
[반지하 주민 : 이불을 한 번 깔아놓잖아요? 축축해요.]
그래도 오래된 장판과 벽지에는 곰팡이가 폈고, 이 집 중학생 다리에는 땀띠를 긁어 생긴 피딱지가 내려앉았습니다.
[반지하 주민 : 따가워요. 여기가 심한데, 아파요.]
유일한 냉방기기인 선풍기를 틀고 가만 누워 하루를 보냅니다.
저소득층 5가구 중 4가구는 에어컨이 없습니다.
이들 대부분 낡은 집에 살고, 아이들에게 여름은 특히 고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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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카메라를 향해 웃고 인사하는 두 살 아이.
뛰어 놀아 옷과 머리가 땀으로 흠뻑 젖었습니다.
역시 에어컨 없는 집, 온도는 30도를 넘어갑니다.
창문을 열어봐야 보이는 건 옆집 벽, 통풍이 안 됩니다.
[미혼모 : 실외기 바람이 들어오고, 퀴퀴한 냄새도 오고 그래요. 너무 아기한테 미안한 거예요.]
스물두 살 미혼모는 아이를 하루 다섯 번씩 씻기며 버팁니다.
[미혼모 : 이런 데도. 여기랑 성기 부분에 (땀띠가) 아기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니까 그래서 더 마음 아파요.]
열악한 주거 환경은 아이들의 건강에 영향을 미칩니다.
[유란희/초록우산 사회복지사 : 원래 건강한 아이들이 아토피라든가, 건강상에 호흡기 질환이라든가. 문제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도 많고…]
정부와 지자체가 에어컨, 전기세를 지원하고 있지만 모두 도움을 받는 건 아닙니다.
신청 기간은 짧고, 물량도 한정적입니다.
어떤 집에서든 사람답게 지낼 수 있게 세심한 배려가 필요합니다.
[영상디자인 강아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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