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 요청 묵살한 국토부..."전세사기 피해 3.9조 원 늘어"

김대겸 2024. 8. 13.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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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급증…피해자들 "보호책 마련" 성토
감사원 "국토부 늑장대응으로 전세사기 피해 커져"
"국토부, 전세보증한도 낮춰달라 요청 16차례 뭉개"
"2년 뒤에나 받아들여…3.9조 원 피해 못 막아"

[앵커]

전세사기 대응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가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위험 관리 요청을 여러 차례 뭉갠 탓에 피해가 더 켜졌다는 감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 허그(HUG) 역시 악성 임대인에 대한 보증보험 가입 거부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대겸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22년, 집값과 전셋값 급등에 가려져 있던 대규모 전세사기 실태가 이른바 '빌라왕' 사건 등으로 하나둘 터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감당이 안 될 정도로 불어나는 피해자 숫자에 안전핀 역할을 해줘야 할 전세 보증보험도 사실상 제 역할을 하지 못했습니다.

[김병진 / 당시 피해 임차인(지난 2022년 12월) : 저는 (HUG) 서울 서부관리센터에 하루에 전화를 80통을 넣고 있습니다. 메일도 하루에 10통 넘게 넣고 있는데요. 단 한 번도 연락된 적이 없습니다.]

[원희룡 /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지난 2022년 12월) : 정부나 관계기관 입장에서 이런 사기가 아예 발붙이지 못하도록 처음부터 제도를 잘 만들어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아직은 여러 허점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전세 보증사고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배경엔 주무부처의 '늑장대응'도 한몫한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보증금액 한도가 높을수록 전세 사기 악용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한도를 낮춰달라는 주택도시보증공사 HUG 요청을 국토부가 번번이 뭉개버린 겁니다.

이 같은 요청은 전세 보증사고 급증으로 대규모 전세사기 전조 증상이 나타났던 지난 2020년 중순부터 모두 16차례에 걸쳐 이뤄졌지만, 국토부는 2년 뒤에야 요청을 받아들였습니다.

감사원은 국토부의 뒷북 조치로 인해 막을 수 있었던 3조9천억 원가량의 피해액이 더 늘어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임경훈 / 감사원 국토환경감사국 제1과장 : 이번 감사 결과 국토부가 전세보증사고 급증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소홀히 한 점을 확인했고, 감사 결과를 토대로 이처럼 HUG(주택도시보증공사)의 재정손실을 초래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 요구하였습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 HUG 역시 문제가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전세보증금을 제대로 돌려주지 않는 악성 임대인을 미리 조회해 가입을 막아야 하지만, 이 같은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겁니다.

감사원 조사 결과 최근 3년 동안, 악성 임대인 상위 10명은 무려 4천500여 건, 8천9백억 원대 전세보증보험에 가입해 대규모 피해를 일으켰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 결과 주택도시보증공사는 이들 악성 임대인 10명이 갚지 않은 7천억 원이 넘는 전세사기 금액을 대신 갚아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YTN 김대겸입니다.

영상편집 : 김지연

YTN 김대겸 (kimdk102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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