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지원 확대, 일요일 영업점포 강화…금융권, 외국인 고객 유치전

최승희 기자 2024. 8. 13.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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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체류 외국인 260만 명 넘어

- 부산銀 화상 상담 디지털데스크
- 네팔어 등 추가 7개 언어 서비스
- 경남銀 ‘전용창구’ 2개 지점 운영
- 시중은행, 송금 등 상품 차별화

국내 산업현장에 외국인 인력이 확대되고 유학생이 늘면서 은행들도 외국인 고객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주말에도 문을 여는 특화점포를 운영하고 현지 언어가 가능한 직원을 배치하는 등 편의성과 접근성을 높이는 서비스 확대에 속도를 낸다.

BNK부산은행이 화상 상담 창구인 디지털데스크의 지원 언어를 우즈베크어 네팔어 벵골어 등 3개 언어를 추가, 총 7개로 늘리고 외국인 금융 서비스를 확대한다. BNK부산은행 제공


▮언어·점포 서비스 확대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은 외국인 고객의 언어 장벽을 낮추기 위해 외국어 지원을 확대하는 추세다.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기본 3개 언어에 더해 국내 체류하는 외국인의 국적을 고려한 동남아시아·중앙아시아 언어 등으로 서비스 범위를 넓힌다. 이달부터 BNK부산은행은 화상 상담 창구인 디지털데스크의 지원 언어를 기존 4개(영어 중국어 일본어 베트남어) 언어에서 우즈베크어 네팔어 벵골어 등 3개 언어를 추가했다. 신한은행은 디지털라운지(서울지역 3곳 시범운영)에서 10개 언어를, KB국민은행은 KB스타뱅킹에서 인도네시아어를 추가한 10개 다국어 서비스로 확대했다. 외국인 소매금융에서 가장 앞선 하나은행은 16개 언어를 제공한다.

은행들이 외국인 겨냥 서비스 강화에 나선 건 코로나19 종료와 함께 국내 거주하는 외국인 수도 급증했기 때문이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국내 체류 외국인은 261만2328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250만7584명보다 반년 만에 약 10만 명 늘었다.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약 253만 명) 수준을 넘어선 것이다. 국내 산업현장의 인력 부족을 메우기 위해 외국인 근로자는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인구 구조가 변화하면서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특화점포도 강화한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국내 외국인 근로자 특화점포는 5개 은행이 총 32곳을 운영 중이다. 외국인 근로자 특화점포는 평일 근무시간에 은행을 방문하기 어려운 외국인 근로자를 위해 일요일에도 문을 여는 점포이다. 하나은행이 16개로 가장 많고, KB국민은행 8개, 우리은행 5개, 전북은행 2개, IBK기업은행 1개 있다. 부산·경남에선 김해지역에 하나 국민 우리은행 등 3곳이 운영 중이다. 외국인이 편하게 은행을 찾도록 외국인 직원을 고용하기도 한다. BNK경남은행은 지난 3월 명곡금융센터와 울산영업부 내에 ‘외국인 근로자 전용 창구’를 개설했다. 여기에는 중국 출신의 다문화가정 외환마케터가 배치됐다.

다른 은행과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내세우기도 한다. 하나은행은 해외송금 전용계좌(easy-one)를 이용하면 사고 시 치료비·시신운구비 등을 보장받을 수 있는 무료상해보험 가입을 제공한다. 또한 외국인 고객 대상 체크카드 비대면 발급시스템도 처음으로 도입했다. KB국민은행은 외국인 근로자가 공항에서 퇴직금을 수령할 수 있는 ‘출국 만기보험’을 내놓았다. 보험금 지급을 신청한 외국인 근로자는 국민은행 인천국제공항지점과 일반구역 환전소에서 보험금 환전 신청 후 면세구역 환전소에서 외화 현찰로 보험금을 수령할 수 있다.

신한은행은 외국인 유학생이 대학 등록금을 간편결제로 낼 수 있는 ‘헤이영 서비스’를 시작했다. 우리은행은 외국인 고객을 위한 통장, 다이렉트 해외송금, 글로벌 뱅킹을 한데 모은 패키지 상품을 출시하고 일정 조건 충족 시 수수료 무료 혜택을 제공한다. NH농협은행은 외국인 근로자와 다문화 가정 고객에게 외국환 송금 관련 수수료를 자동우대해 준다

▮저축은행도 대출 확대 적극적

저축은행업권도 새로운 먹거리로 외국인 근로자에 주목한다. 금융권에서는 국내 금융권의 외국인 대출 취급액이 지난해 3000억 원 규모에서 올해 5000억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웰컴저축은행은 지난 4월에 출시한 ‘웰컴외국인대출’의 대출 취급액이 4개월 만에 100억 원을 넘어섰다. 웰컴외국인대출은 미얀마·캄보디아 등 9개 국가에서 비전문취업(E-9) 비자를 받고 들어온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실행하는 대출상품이다.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는 외국인 대출상품 비교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OK저축은행은 ‘Hi-OK론’을, KB저축은행은 ‘kiwi Dream Loan(키위 드림 론)’을 올해 선보였다. 키위 드림 론 대상은 E-9 비자는 물론 특정활동(E-7 비자)을 받은 외국인까지 포함된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외국인은 신용 정보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영업에 소극적이었지만 외국인력 규모 확대에 적극 대응하고 새 먹거리를 찾기 위해 외국인 고객 관련 상품 영역은 넓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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