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의 수송보국 정신 이어 '통합 항공사' 큰 숙제 해낼것"
육·해·공 아우르는 네트워크로
인적·물적 교류 이끈 한진그룹
공급망 위기속 산업우군 역할
조중훈·조양호 이어 대상 영예
연내에 아시아나 인수 마무리
글로벌 10대 항공사 도약 박차
도심항공·우주 신사업도 추진
"창업주 조중훈 회장과 선친 조양호 회장에 이어 '수송보국(輸送報國·수송으로 국가에 보답한다)'의 신념으로 대한항공을 글로벌 항공사로 성장시켜온 노력을 높이 평가해 주신 점에서 뜻깊습니다."
1987년 시작해 올해 39년 차를 맞이한 한국경영학회 경영자대상에 처음으로 오너경영자 3대가 경영자대상을 수상하는 사례가 나왔다. 명예의 주인공은 한진그룹이다.
13일 한국경영학회와 매일경제신문 주최로 열린 한국경영학회 융합학술대회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가는 것은 경영자의 숙명"이라며 "한진그룹이 만들어 가는 길은 큰 항공기가 가볍게 비상할 수 있도록 받쳐주는 활주로 같은 존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그룹 창업주인 고 조중훈 명예회장은 1991년 경영학회에서 경영자대상을 수상했다. 고 조양호 전 회장은 17년 뒤인 2008년 제22회 경영학회에서 경영자대상을 받았다. 당시 현장에 방문해 부친의 수상을 축하했던 조원태 회장이 수상을 이어가면서 한진그룹 3대는 진기록을 쓰게 됐다. 이날 조 회장의 배우자도 시상식에 동행해 수상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조 회장은 이날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이번 경영자대상은 육·해·공을 통한 인적·물적 교류를 위해 끊임없이 정진해온 한진그룹이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한 업적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대한항공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애써 주신 선배들과 팬데믹 당시 회사를 위해 헌신해 준 임직원에게 깊이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경영자대상을 대대로 이어받을 수 있었던 비결을 묻자 조부와 부친에게서 전수받은 '신용'의 중요성을 손꼽았다. 조 회장은 "원칙과 기준을 지켜 기본에 충실한 경영을 하라는 (선대의) 가르침을 잊지 않고 있다"면서 "임직원들이 각자의 업무를 열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역동적인 조직문화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자신만의 경영철학도 강조했다. 한진그룹의 창업이념인 '수송보국'의 정신은 세계적인 공급망 위기를 겪고 있는 오늘날 국내 산업계에서 빛을 발했다.
조 회장은 "항공업이 글로벌 정치, 경제, 사회, 환경, 보건 등 모든 분야에 민감도가 높은 업종인 만큼 창립 이후에도 숱한 위기와 맞닥뜨려 왔고 코로나도 그중 하나"라며 "항공운송 외길을 걸어 온 대한항공의 저력은 위기 속에서 진가를 발휘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의 당면 과제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마무리하는 일이다. 합병이 끝나면 대한항공은 글로벌 항공사 10위권 진입을 목표로 나아갈 방침이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은 단순한 기업 간 결합이 아닌,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새로운 역사를 쓰는 출발점"이라며 "국민이 편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여건을 잘 갖춰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남은 경쟁당국 심사 절차를 올해 안에 모두 종결하는 것이 목표라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임직원들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모든 구성원이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대한항공은 미국 보잉과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30조원에 달하는 구매 계약을 맺고 신형 항공기 50대를 도입한다.
조 회장은 "글로벌 공급망이 원활히 가동되지 못하는 점은 항공업계 전반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지만 항공기나 엔진 제작사, 다양한 글로벌 파트 공급 업체들과 협의해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연계수송을 강화해 인천국제공항의 허브 기능을 공고하게 하는 한편 유지·보수·운영(MRO) 등 항공 연관산업 육성 기반 구축과 항공 물류 수송력 강화를 통한 국내 기업의 수출 경쟁력 제고 등에 나설 계획이다. 기존 항공운송과 물류업 등 그룹의 핵심 사업과 관련해 미래 수요나 기술 변화에 대응하는 방향으로 신사업을 검토한다. 조 회장은 "항공운송 사업의 확장인 비즈니스 제트(Jet)나 도심항공교통(UAM), MRO사업, 항공우주사업 등 항공운송과 관련된 분야에서 신사업을 추진 중이거나 사업성을 검토 중"이라고 언급했다.
[조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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