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나라’ 조정석 “이선균, 영화 봤다면 ‘고생했다’ 말할 것 같아” [인터뷰 종합]

김채연 2024. 8. 13.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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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채연 기자] 배우 조정석이 영화 ‘행복의 나라’ 개봉을 앞두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풀었다.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영화 ‘행복의 나라’ 조정석이 인터뷰를 진행했다. 영화 ‘행복의 나라’는 1979년 10월 26일, 상관의 명령에 의해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박태주’와 그의 변호를 맡으며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에 뛰어든 변호사 ‘정인후’의 이야기를 그렸다. 

이날 조정석은 ‘파일럿’과 ‘행복의 나라’에서 캐릭터 체중 차이에 대해 “차이가 꽤 많이 난다. kg까지는 모르겠는데, 진짜 꽤 많이 난다. 얼굴살이 마지막에 붙는데, ‘슬의생’ 끝나고 ‘행복의 나라’를 찍었다. 나름대로 휴가를 즐기다가 테스트 촬영 때 ‘이익준 이후로 살이 붙었다. 살을 빼고 오겠다’고 했더니 지금 너무 좋다고 하셔서. 그렇게 말씀하셔서 당황하긴 했다. 근데 영화를 보고 나니까 감독님이 왜 저한테 살빼지 말라고 했는지 알 것 같더라. 그 당시에 시대적 배경이 있고, 그때 사람 같더라”라고 입을 열었다.

피부톤도 확실히 그동안의 작품과는 다른 느낌이 들었다. 그는 “갓 캐낸 흙감자 같다는 평을 들었다. 그럴 때 자부심이 든다. 의상팀이나 분장팀이나 감독님이 보시고 결정하는 부분이라서 있는 그대로 어둡게 분장을 했다. 제가 하얀편이라, 감독님이 영화적인 톤과 조명에 레퍼런스가 있던 것 같다. 제 피부톤도 거기에 맞게 어둡게 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캐릭터와 달리 정인후 역의 레퍼런스는 정확하지 않는 상황. 이런 점에 어려움은 없었냐고 묻자 조정석은 “저는 레퍼런스가 있는 작품이나 역할을 할 때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영화적 가공의 인물이니까 제가 생각하고 표현하는 것들이 다 확실한 창작물이 되는 자유로움도 있는 것 같다. 레퍼런스가 있어서 장점이 되는 경우가 있지만, 오히려 단점이 될 수도 있잖아요”라고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특히 조정석의 연기를 보고 영화 ‘변호인’을 떠올린 이들도 적지 않다. 이를 염두에 두고 연기를 했을까. 조정석은 “‘변호인’은 제가 너무너무 좋아하는 영화고, 머리 속에 떠오르지 않는 건 말이 안된다. 자연스럽게 떠올랐고, 법정신이 떠올랐다”면서 “영화 자체가 완전 다르다보니까 정인후가 극중에 박태주를 변호하는 마음, 변호를 맡기까지의 전사에 집중하다보니까 법정신이나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있는 장면이 새롭게 느껴졌다. 연기할 때도 신경 안쓰고 연기했던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영화 ‘행복의 나라’ 출연을 결심하게 된 계기도 있을까. 그는 “제가 먼저 캐스팅이 된 걸로 알고 있다. 시나리오를 보고 좋고, 추창민 감독님 작품을 좋아한다. 배우가 할 수있는 여러가지 역할이 있겠지만, 제가 할 수있는 또 다른 기회라고 느꼈다. 골프장 신을 빼놓을 수가 없는데, 시퀀스가 제가 이작품을 결정하는데 큰 지분을 차지한다. 전 뭔가 시원했다. 말도 안되는 판타지지만, 그곳에 배치해서 정인후가 이렇게 일갈하는 모습들이 저한테는 판타지지만, 되게 영화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조정석이 언급한 ‘또 다른 기회’는 구체적으로 무슨 뜻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는 “저에 대한 많은 서민적이고, 코믹스럽고 유쾌한 캐릭터와 로맨틱 코미디 장르를 많이 기대하는 점은 저도 잘 아는 부분인데, 이런 역할을 제안받았을때 많이 찾아오지 않는 기회, 역할 제안이라고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보통 조정석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유쾌한 캐릭터가 아닌 묵직한 역할이었기에 또다른 기회로 느껴진 것.

그렇다면 조정석은 묵직한 역할에 더 갈증이 있는 것일까. 그는 “어떤 역할이든 갈증은 있다. 빈도수로 봤을때 제가 많이 한 장르보다 스릴러, 느와르에 대한 갈증은 늘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조정석은 특히 배우 유재명(전상두 역)의 캐스팅에도 기여했다고. 그는“제가 먼저 캐스팅된 뒤 상황이 재명이 형에 제안했고 고사한 상황이었다. 그리고 다시 검토 중이라는 이야기까지 들은 상황이었다”며 “유재명이라는 배우 너무 좋다. 최고잖아요. 저는 같이 연기를 몇번 해봤지만, 형이랑 이렇게 대치하는 그런 작품을 또 만나기는 쉽지 않고, 또 해보고 싶었고 잘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슬의생’ 카메오로 오셨을 때 조심스럽게 얘기를 했다. ‘진지하게 생각해달라, 형이랑 같이 하고 싶다’는 이런 얘기를 했다. 그리고 분장했을 때 형의 모습은 가히 뭐랄까 위협적이고 무섭고, 그런 재명이형한테 이런 얼굴이 있으시구나 그런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던 것 같다. 촬영에 들어갔을 때도 무섭더라, 제가 보지 못했던 모습을 많이 보았다”고 전했다.

특히 조정석은 유재명과 호흡에 대해 “촬영할 때는 ‘컷’한다고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오지는 않는다. 다음 테이크에 대한 고민도 하고. 그날 촬영이 끝나고 분장도 지우고 하면 굉장히 러블리한 재명이 형으로 돌아오시니까 제가 확연한 차이를 느끼니까 제가 더 무섭더라. 무서운 배우구나”라고 표현했다.

조정석이 잊을 수 없는 장면 중 하나인 ‘골프장 신’에 대해 “일단 너무 추웠고, 뛰다가 넘어져서 다치기도 하고. 그리고 뭐가 있었나. 재명이 형이 너무 부러웠고, 저는 상대적으로 너무너무 추웠다. 물에 들어가는 건 엄청난 추위였다”고 회상했다.

더불어 조정석과 추 감독은 많은 테이크를 갔다는 특징도 있었다고. 가장 많이 간 테이크가 26~27번이라고 밝힌 조정석은 “제가 ‘이럴거면 재판 왜하는 겁니까?’하면서 끌려 나오는 장면에서 우현 선배께 혼나는 장면이 있다. 원테이크로 가는 건데, 저도 욕심이 나고 감독님도 욕심을 가지신 것 같았다. 중요한 건 제가 자꾸 원하니까, 촬영 감독님이 조금 힘드셨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번 작품은 지난해 12월 세상을 떠난 배우 이선균의 마지막 유작. 이선균이 살아있었다면 영화를 보고 어떤 이야기를 했을 것 같냐는 물음에 조정석은 “고생 많았다고 딱 그렇게 말해주실 것 같다”고 털어놨다.

조정석은 인터뷰 내내 ‘행복의 나라’는 극장에서 봐야하는 영화라고 강조했다. 이유를 묻자 그는 “되게 영화적이라고 생각해요. 정말 영화적인 영화. 그런 영화는 극장에서 봐야하지 않나 생각한다. 특별히 저희 영화 내용이 이렇고, 저래서 그런 이유가 아니다. 영화적으로 잘 만들어진 것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에”라고 전하며 흥행 욕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조정석이 출연하는 영화 ‘행복의 나라’는 오는 14일 개봉한다.

/cykim@osen.co.kr

[사진] 잼엔터테인먼트,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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