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미 민주·공화당 정책 온도차 커…민관합동 대응 필요”

높은 대선 불확실성 따른
정부 차원 면밀 대응 강조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왼쪽)과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AP 연합뉴스

재계가 미국 차기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대한 민관합동 대응이 필요하다고 정부에 촉구하고 나섰다. 에너지 분야 등의 경우 후보 간 공약 차이가 커 정교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한국경제인협회는 13일 보도자료를 내고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의 올해 대통령선거 정강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정책에서 양당이 큰 온도차를 보였다”며 “정부와 경제계가 함께 종합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했다. 재계가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한 것이다.

업계에서 주목하는 대선 공약은 단연 에너지 분야다. 민주당과 공화당의 기조가 뚜렷하게 엇갈리는 탓이다. 민주당은 청정에너지 분야 투자를 확대하고 에너지 효율 기준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공화당은 석유·천연가스 생산 확대와 원자력발전소 규제 완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보급 정책이 유지될지가 관건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연설에서 “(내가 대통령이 되면 바이든의) 전기차 관련 의무 조치를 임기 첫날에 끝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경우 한국 완성차와 이차전지 기업들도 영향을 받게 된다.

한국 기업들의 미국 현지 투자가 늘고 있는 만큼 법인세 정책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마찬가지로 양당의 기조가 대비된다는 점에서도 주목도가 높다. 민주당은 법인세율을 현행 21%에서 28%로 인상한다는 계획이다. 공화당은 구체적인 수치를 언급하진 않았으나, ‘트럼프 감세’를 영구적으로 시행하겠다고 정강에 명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법인세율과 관련해 “20%도 좋고, 15%는 더 좋지만 힘들 것 같다”고 했다.

한경협은 양당의 기조 차이가 큰 가운데 대선 결과의 불확실성도 높은 만큼 정부 차원의 면밀한 대응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기업 간 공조의 중요성에도 힘을 줬다. 한경협은 “미국 내 투자가 많이 이뤄진 부문에 있어서는 정책 변화에 대한 우리 정부 차원의 대응도 필요해 보인다”며 “한국 기업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기업의 의견을 차기 정부에 전달할 수 있도록 경제계와 정부가 공조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했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