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극체제로 지방시대 열자"… 45개 경영학회 '경주 선언'

연규욱 기자(Qyon@mk.co.kr), 우성덕 기자(wsd@mk.co.kr) 2024. 8. 13.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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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일극체제를 바꿔야 대한민국이 산다."

'지방시대를 여는 한국경영'을 주제로 한국경영학회와 매일경제신문이 공동 주최한 '제26회 한국경영학회 융합학술대회'가 경북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13일 화려한 개막식을 열었다.

서민교 대구대 경영학부 명예교수도 "대한민국이 지속가능한 국가의 틀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은 수도권 일극체제를 바꾸는 것뿐"이라며 "지방분권과 지역 균형 발전을 통한 '다극 중심 체제'로 만드는 진정한 지방시대가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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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경영학회 융합학술대회 경주 화백컨벤션서 개막
균형발전·지역전략·기업성장
지방시대 위한 3대 제안 발표
금융·AI·첨단산업 특화 통한
지역 통합 아닌 시너지 모색
우동기 지방시대위원장
"안정적 분권·균형 도울 것"
경주 특별취재팀=황인혁 부국장(팀장)·정승환·우성덕·연규욱·추동훈·조윤희·문광민·명지예 기자
한국경영학회와 매일경제신문이 공동 주최한 제26회 한국경영학회 융합학술대회 개막식이 13일 경북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가운데 주요 내빈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손현덕 매일경제신문 대표, 류경표 한진칼 사장, 조명우 인하대 총장, 주낙영 경주시장, 김연성 한국경영학회 회장,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 경주 한주형 기자

"수도권 일극체제를 바꿔야 대한민국이 산다."

'지방시대를 여는 한국경영'을 주제로 한국경영학회와 매일경제신문이 공동 주최한 '제26회 한국경영학회 융합학술대회'가 경북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13일 화려한 개막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 등장한 민관 전문가들은 수도권 일극체제를 넘어 지방을 포함한 다극체제로 국가 성장을 이끌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개막식에 참석한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세계에서 가장 못살던 대한민국은 10대 경제대국이 됐지만 저출생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그 원인은 수도권 일극체제에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제 산업화와 민주화에 이어 지방화라는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대한민국 발전은 어렵다"고 강조했다. 수도권 일극체제가 국가 전체의 성장 잠재력을 갉아먹고 있다는 진단이다.

김연성 한국경영학회 회장(인하대 교수)은 "한국이 직면한 현안인 저출생과 지방 소멸은 지방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수도권 집중화는 궁극적으로 저출생 문제로 귀결된다"고 강조했다. 실제 한국은행이 지난해 말 발표한 '초저출산 및 초고령사회: 극단적 인구구조의 원인·영향·대책' 보고서는 한국의 과도한 도시인구 집중이 초저출산의 주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서민교 대구대 경영학부 명예교수도 "대한민국이 지속가능한 국가의 틀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은 수도권 일극체제를 바꾸는 것뿐"이라며 "지방분권과 지역 균형 발전을 통한 '다극 중심 체제'로 만드는 진정한 지방시대가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이 같은 맥락에서 한국경영학회 융합학술대회가 열린 경북 지역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대구·경북은 연초 화두가 된 '메가시티'를 전국에서 가장 적극 추진하는 곳으로 꼽힌다.

경북도는 '경북의 힘으로 대한민국 대전환을 선도한다'는 비전 아래 자체적인 정책 개발과 실행에 집중하며 지방시대를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지사는 전국 최초로 지방시대정책국을 신설하는 등 적극적인 행정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월 저출생과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 출산, 완전 돌봄, 안심 주거 등 6대 분야 100대 과제를 추진 중이다.

이날 플리너리 세션 기조연설자로 나선 우동기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은 "과거 정부들은 수도권을 규제해 반사이익을 지방에 넘겨주는 '하향 평준화 정책'을 폈지만, 윤석열 정부 균형발전정책은 지방이 주도하고 중앙이 지원하는 게 핵심"이라며 "지방 주도 균형 발전과 지방분권이 안정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학회에 모인 전문가들은 단순 통합을 넘어 실질적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 명예교수는 "대구는 금융 등 서비스업과 인공지능(AI) 등 첨단제조업에 특화하고, 경북은 권역별로 산업별 특화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통합 과정에서 대구로의 쏠림을 우려하는 경북 외곽 지역 주민들의 반발은 넘어야 할 산으로 꼽힌다.

한국경영학회는 이날 지방시대를 선도하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며 '경주 선언'을 선포했다. 경주 선언은 한국경영학회에 참여한 45개 경영 관련 학회가 지방시대를 열어야 한다며 뜻을 모아 마련했다.

경주 선언에는 지방시대를 열기 위해 지역 균형 발전과 지방시대 전략 마련, 기업의 성장과 발전 방안 마련 등 세 가지 제안을 담았다.

학회는 경주 선언을 통해 지방에서도 청년이 양질의 일자리를 얻을 수 있도록 지방의 산업구조 고도화 전략과 정책 마련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연규욱 기자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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