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역할 고민", 한동훈 "공감 못할 분 많아", 이재명 "환영" [스프]

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 2024. 8. 13.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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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를 위해 보탬이 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잘 고민하겠습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
"공감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당원들과 함께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

3인 3색의 반응인데요,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복권이 확정된 뒤에 당사자인 김 전 지사와 여야 수장이 내놓은 반응입니다.

김 전 지사 복권에 반대 목소리를 내던 한동훈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재가 이후에는 '자제 모드'로 돌아섰습니다. '윤·한 갈등', '당내 갈등'을 진화하겠다는 의도도 있고, 이미 정치적 표현은 다 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재명 전 대표는 겉으로는 '환영'했지만, 잠재적 경쟁자의 등장에 셈법이 복잡할 것으로 보입니다.
 

몸 낮춘 김경수 "보탬 될 수 있는 역할 고민하겠다"

윤석열 대통령이 광복절 특별 사면·감형·복권안을 재가했다는 보도가 처음 나온 게 오전 11시 44분이었는데요, 채 1시간도 지나지 않아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SNS에 글을 올렸습니다.

김 전 지사는 독일에 머무르고 있는데요, 베를린 시간으로는 새벽 5시쯤에 SNS 글을 올린 겁니다.

김 전 지사는 우선 "저의 일로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다시 한번 진심으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는 심경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더 성찰하는 시간을 보내겠다"고 했습니다. 몸을 낮춘 겁니다.

이어 "복권을 반대했던 분들의 비판에 담긴 뜻도 잘 헤아리겠다"고 했습니다. '복권을 반대했던 분' 가운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있는데요, 한 대표는 '김 전 지사가 선거 공정성을 훼손한 중죄를 범하고도 반성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복권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민의힘에서는 진영 논리로 반대하는 의견도 많습니다.

자신의 복권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여전히 크다는 점, 그런 목소리에 새겨들어야 할 내용이 있다는 점을 인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김 전 지사는 마지막 문장으로 "우리 사회를 위해 보탬이 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잘 고민하겠다"고 적었습니다. 해석하기에 따라서는 정치 재기를 밝힌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피선거권 족쇄가 풀린 만큼 김 전 지사의 정치 복귀는 시간의 문제로 보입니다. 지난 5월 일시 귀국했다가 다시 출국하면서 "독일로 가서 6개월 정도 머무를 예정이다", "연말쯤 귀국할 것 같다"고 했는데요, 귀국이 앞당겨질지도 모를 일입니다.

저의 일로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다시 한번 진심으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더 성찰하는 시간을 보내겠습니다.
복권을 반대했던 분들의 비판에 담긴 뜻도 잘 헤아리겠습니다.
우리 사회를 위해 보탬이 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잘 고민하겠습니다.

- 김경수 전 경남지사 SNS
 

뒤끝 한동훈 "결정됐으니 언급하지 않겠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당 중진 의원들과 점심 식사한 뒤 김 전 지사 복권 결정에 대해 "알려진 바와 같이, '공감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분이 많을 것 같다"고 반대 입장을 에둘러 표현했습니다.

한 대표는 "다만, 이미 결정된 것인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뒤끝이 남아 있지만, 김 전 지사 복권이 확정된 이상 추가로 문제제기를 하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대통령의 고유 권한을 존중한다는 의미로 해석하면 되느냐'는 기자들의 추가 질문에 대해 한 대표는 "그냥 말씀드린 대로 해석해달라"고만 했습니다. 굳이 답변을 더 하지 않겠다며 불편한 심기도 드러냈습니다.

▷ 기자: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복권됐는데요.
▶ 한동훈 대표: 알려진 바와 같이, '공감하기 어렵다'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다만, 이미 결정된 것인 이상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 기자: 대통령의 고유권한을 존중하신다는 의미로 해석하면 되나요?
▶ 한동훈 대표: 제가 말씀드린 대로 해석하시면 될 것 같고요, 고맙습니다.

한 대표는 지난 8일 김 전 지사가 법무부의 광복절 특별사면·복권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직후부터 대통령실에 여러 경로로 반대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대표는 용산과 더 대립각을 세우면 자칫 대통령의 고유 권한을 부정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반대' 입장을 거듭 알리는 선에서 브레이크를 건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국민의힘 지지층의 반발 여론도 충분히 대변한 만큼, 여론을 달래는 정치적 목적은 달성했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 판단이라면 더 이상 문제제기를 이어가며 당정 갈등이나 당내 갈등을 유발할 필요가 없는 겁니다.
 

여유 보이는 이재명 "진심으로 환영"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는 환영의 뜻을 밝혔습니다. 이 전 대표는 대장동 재판에 출석했다가 방송토론회 녹화 때문에 조퇴한 뒤 SNS에 "김 전 지사의 복권을 당원들과 함께 진심으로 환영한다", "국민과 민주당을 위해 앞으로 더 큰 역할 해주시길 기대한다"고 적었습니다.

김경수 전 지사님의 복권을 당원들과 함께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국민과 민주당을 위해 앞으로 더 큰 역할 해주시길 기대합니다.

-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 SNS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 입장에서는 김경수 전 지사가 잠재적인 경쟁자일 수도 있습니다. 김 전 지사가 친문·비명계 세력화의 구심점으로 나선다면 민주당의 '이재명 일극 체제'를 흔들 수도 있다는 관측이 계속 나오는 상황입니다.

김 전 지사 복권 이후 이런 관점, 즉 친명과 비명의 대결 구도에서 민주당의 세력 판도를 읽는 시도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되면 민주당이 분열할 수 있는데요, 이를 의식한 듯 이재명 전 대표가 '환영' 메시지를 내면서 내부 분열 차단에 나서는 모습입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0일에도 "(윤석열 대통령에게) 직·간접적인 여러 루트를 통해 (김 전 지사) 복권 요청을 드렸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한동훈 대표나 이재명 전 대표나 김 전 지사 복권으로 인한 당내 분열 조짐을 조기에 차단하는 모습입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 minpy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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