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상승세에 주목받는 이너서클…제부 웨스트 '키맨' 부상
기존 참모진 더해 클린턴·오바마 때 사람들 대거 합류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선거 레이스에 뛰어든 지 3주 만에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면서 그를 움직이는 '해리스의 사람들'에도 다시금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중도하차라는 돌발 변수로 인해 뒤늦게 대선 레이스에 뛰어든 만큼 급작스럽게 새 진용을 갖춰야 했다. 원조 측근 그룹과 바이든 캠프 인사들간 화학적 결합을 도모해야 했고, 클린턴 및 오바마 시절 인사들을 끌어안음으로써 외연 확장 및 지지층 총결집에 나서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었다.
해리스 부통령의 이너서클 가운데 대선 캠프의 핵심 인물로 주복받고 있는 이는 제부 토니 웨스트(58)다.
13일 미국 매체 악시오스, 일간지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그는 해리스 부통령의 여동생 마야의 남편으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재임기 법무차관을 지냈고 현재 차량공유업체 우버의 최고법률책임자를 맡고 있는 인물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대선 후보직 공식 발표에 앞서 이 소식을 해리스 부통령에게 먼저 전했을 때에도 부통령 관저에서 함께 있던 이가 웨스트였다고 NYT가 전했다. 그는 곧이어 지지자들을 상대로 '작업'에 들어갔다.
웨스트는 해리스 대선 캠프에서 무급 보좌관으로 일하면서 영향력 있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기록적인 선거자금 모금 활동에서도 주요 인사로 떠오르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선 후보에서 사퇴하자마자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캠프를 그대로 물려받았고 핵심적인 자리에는 그가 신뢰하는 인사들을 배치했는데,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웨스트의 급부상이다.
웨스트가 해리스 부통령이 캠프를 장악하는 것을 도우면서 비공식적이지만 영향력 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해리스 캠프에서 웨스트가 이 같은 위치에 있게 되면서 그를 제35대 미국 대통령인 존 F. 케네디의 동생으로 형의 보좌관 역할을 했던 로버트 F. 케네디와 비교하는 시선도 있다.
해리스 측의 일부 인사들은 선거에 승리할 경우 웨스트가 행정부 고위직을 맡을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다만 대통령 친·인척의 공직 임명을 금지한 연방 친족등용금지법은 그와 같은 일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
우버는 최근 웨스트가 선거 운동에 집중하기 위해 무급 휴가를 갈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는데, 웨스트는 동료들에게는 선거가 끝나면 우버로 돌아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2020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 출마했다가 중도에 포기했을 때 선거캠프 위원장을 맡았던 동생 마야는 이번에는 직책을 맡지 않고 측근으로 남아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리스 부통령이 경선 레이스를 포기했을 당시 일각에서는 캠프 내에서 마야와의 역학관계에 따른 불협화음이 존재했다는 뒷얘기도 나왔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웨스트 외에도 해리스 부통령의 이너서클로는 미니언 무어 민주당 전국전당대회위원회(DNCC) 의장, 리아 도트리 DNCC 규정 위원회 공동 의장, 도나 브러질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위원, 해리스 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티나 플러노이 등 보좌진과 정치적 협력자들이 꼽힌다.
이들은 대부분 1993∼2001년 빌 클린턴 대통령 재임기에 일했던 사람들로 권력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인사들이다.
해리스 부통령의 백악관 비서실장인 로레인 볼스, 에린 윌슨 비서실 부실장, 선거 캠프 비서실장 실라 닉스, 커스틴 앨런 공보 담당 수석 비서관, 해리스 부통령이 상원의원이었을 때부터 함께 일했던 보좌관 로히니 코소글루 등 다수 여성 참모도 선거캠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캠프 내 바이든 충성파들을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오바마 당선을 보좌했던 선거 베테랑들로 다수 교체하기도 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치른 두 번의 대선에서 수석 전략가로 활동했던 데이비드 플루프가 전략 담당 수석 고문으로 합류했고, 오바마 캠프의 부책임자였던 스테파니 커터도 신임 메시지 전략 담당 수석으로 선임됐다.
젠 오말리 딜런 선거대책위원장은 바이든 대통령의 2020년 대선 캠페인을 총괄했고, 이어 올해 바이든 선거대책위원장으로 대선을 준비한 인물로, 앞서 오바마 전 대통령의 2번의 선거운동에도 참여한 바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캠프를 넘겨받으면서 딜런 위원장에게 캠프를 계속 책임져달라고 요청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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