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역 인연 한 번으로 피아노 거장의 제자가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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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부터 독일 베를린에서 공부합니다."
2021년 부조니 콩쿠르 우승자 피아니스트 박재홍(25)이 독일로 유학을 떠난다.
박재홍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김대진 총장의 가르침을 받아온 '순수 국내파'다.
박재홍은 한국 클래식계가 주목하는 차세대 피아니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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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앨범 '스크랴빈-라흐마니노프' 발매
러시아 대표 작곡가의 상반된 작품 수록
10월 獨 베를린 유학…"초심 잃지 않을 것"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10월부터 독일 베를린에서 공부합니다.”
박재홍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김대진 총장의 가르침을 받아온 ‘순수 국내파’다. 오는 10월부터 독일 바렌보임-사이드 아카데미(Barenboim-Said Akademie)에서 피아노 거장 안드라스 쉬프(71)를 스승으로 모신다. 쉬프가 2022년 11월 6일 롯데콘서트홀에서 4시간 가까이 진행한 독주회 통역을 맡은 것이 인연이 돼 사제 관계로 이어졌다.
박재홍은 “쉬프 선생님의 공연 통역은 힘들었지만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그 이후 감사하게도 선생님과 시간을 많이 보냈다”며 “선생님이 이듬해 베를린으로 오라고 하셨지만 다른 일이 있어 바로 갈 수 없었다. 올해 시험을 보고 학교에 들어가게 돼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박재홍의 새 앨범 ‘스크랴빈-라흐마니노프’ 발매를 맞아 마련됐다. 같은 날 발매한 앨범은 러시아 작곡가인 스크랴빈의 24개의 전주곡,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소나타 1번을 수록했다. 박재홍은 “당분간 독일 음악에 집중할 계획이라 좋아하는 러시아 음악에 잠시 안녕을 고하는 마음으로 앨범 녹음에 임했다”고 밝혔다.
라흐마니노프와 스크랴빈은 20세기 피아노 레퍼토리에 큰 영향을 끼친 러시아 작곡가다. 모스크바 음악원에서 함께 수학한 라이벌로도 유명하다. 음악적으로도 전혀 다른 색깔을 보여준다. 박재홍은 “두 작곡가 특유의 깊은 감동과 색채감이 있는 작품들을 선곡했다”며 “거대한 서사를 담은 라흐마니노프의 작품과 조금 더 단편적인 스크랴빈의 작품이 좋은 짝을 이룰 거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박재홍은 “연주자의 의무는 작곡가가 남긴 많은 작품 중 알려지지 않은 곡을 갈고 닦아 청중의 사랑을 받게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아직 어린 나이지만 음악에 대한 깊은 생각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의 꿈은 “초심을 잃지 않으면서 가능한 길게 활동하는 연주자가 되는 것”이다.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콩쿠르 우승 이후엔 정신적으로 준비가 안 돼 있어서 1년 정도 피아노 연주가 많이 힘들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점점 무대 위에 있는 시간이 행복해요. 좋은 부담감이 좋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장병호 (solan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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